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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내년 하반기 접종? 정치논리 배제해야”

등록 2020.11.2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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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한 소장 "안전성·유효성 검증 최소 3년 이상 걸려"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 대응 방식에 파우치 동조 안해"

"값싼 백신이 능사 아냐…정부, 기업논리 인정해줘야"

[서울=뉴시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 겸 대한백신학회 백신활성화 위원장. (사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 겸 대한백신학회 백신활성화 위원장. (사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내년 하반기 국내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 나올 수 있을까요? 안 나올 것 같은데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 승인이 이뤄지면 그렇게 될 수 있겠지만…모든 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면역지속기간)을 검증하려면 최소 3년 이상 걸립니다. 정치논리는 배제해야죠."

대한백신학회 회장을 역임한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대한백신학회 백신활성화 위원장)은 지난 23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세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백신을 검증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정부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중 하나를 구매해 내년 하반기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임상3상 중간결과에 불과한 데다 백신 효과와 부작용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강 소장은 "매년 독감백신을 접종해도 독감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코로나19바이러스도 영구적인 면역이 생기지 않아 재감염되는 특성이 있다"며 "제조사들이 백신의 예방효과 지속기간이 6개월, 1년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 시간을 두고 접종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오히려 상태가 악화하는 '항체의존면역증강(ADE)'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강 소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주장할 때 파우치는 동조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백신 도입에 있어 정치는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응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청이 정치적 독립성을 갖고 정책적 판단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백신 개발을 통한 경제정상화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신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마스크 착용을 줄곧 강조해왔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미국이나 유럽처럼 아직 코로나19가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닌만큼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 소장은 보고 있다. 코로나19 실시간 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가별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1293만 명으로 가장 많다. 우리나라는 3만1735명으로 94번째다.

강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의 일종인 RNA백신, DNA 백신은 지금까지 상용화된 적이 없어 검증을 하려면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며 "백신이 나올 때까지 국민 개개인이 마스크를 잘 착용해 스스로 백신역할을 하는 '사회적 백신'의 역할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유전자의 일종으로 단백질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인 mRNA(전령 RN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국내 바이오기업 제넥신이 만드는 D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항원)을 만들어 내도록 재조합한 DNA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 정책의 실효성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강 소장의 지론이다. 강 소장은 "기업이 8~10년간 수천억 원을 들여 백신을 개발하면 정부는 백신을 무조건 저렴하게 내놓으라고 한다"며 "어렵게 백신을 개발해도 이익은 커녕 겨우 유지되는 수준에 그친다면 어느 기업이 백신 개발에 투자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파스퇴르연구소는 프랑스의 방위산업체로 전시 상황이 되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1보호구역이 된다"며 "정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백신 자급자족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논리를 인정해주고 가능성 있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질병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국민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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