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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25년간의 양성평등 개선 사라질 위기

등록 2020.11.26 1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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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AP/뉴시스]18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시행한 보고타 시내 부분 폐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한 여성이 "코로나가 아닌 배고픔과 실업으로 죽겠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시위대는 시 정부가 내린 봉쇄로 생계에 타격을 입고 근로권이 박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08.19.

[보고타=AP/뉴시스]18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시행한 보고타 시내 부분 폐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한 여성이 "코로나가 아닌 배고픔과 실업으로 죽겠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시위대는 시 정부가 내린 봉쇄로 생계에 타격을 입고 근로권이 박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08.19.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25년 동안의 양성평등 개선이 송두리째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새로운 세계 자료가 시사했다고 BBC가 26일 보도했다.

여성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집안일에 매달리고 있다.

아니타 바티아 유엔 여성기구 사무차장은 "지난 25년 간 힘들게 얻어낸 모든 진전이 1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과 교육의 기회가 사라질 수 있고, 여성들의 건강도 악화될 수도 있다. 바티아 차장은 가족들을 돌보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1950년대와 같은 성 역할 고정 관념이 되살아날 진정한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전 세계에서 매일 160억 시간에 달하는 무급 노동시간의 4분의 3을 여성들이 했던 것으로 추정됐었다. 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무급 노동 비중은 더 높아졌다.

바티아 차장은 "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무급 노동 부담은 최소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엔 여성기구가 실시한 38개의 조사는 주로 저소득 국가들과 중산층 국가들에 초점을 맞췄지만, 더 산업화된 국가들의 데이터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바티아 사무차장은 "더 놀라운 것은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많은 여성들이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9월 한 달 동안 미국에는 약 86만5000명의 여성들이 실직한 반면 실직 남성은 약 20만명에 그쳤다. 여성 대부분은 자신 외에 집안을 돌볼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을 떠나야 했고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여성기구는 여성의 경제활동 감소는 여성의 행복뿐만 아니라 경제적 발전과 독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여성의 무급 노동은 돌봄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해줌으로써 종종 가정을 유지하고 경제를 부양하며, 부족한 사회 서비스를 보충해주지만 공식적인 일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바티아 사무차장은 "여성의 무급 노동은 항상 저평가돼 왔고, 보상해주지 않아도 항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여성들의 무급 노동이 세계의 사회 안전망이었고, 다른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 생산적인 소득을 얻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지만, 실제로는 돌봄을 부담해야 하는 여성들의 성장 및 고용 기회를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여성들이 경제 활동에 완전히 참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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