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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시장상인 돈 1395억 '먹튀' 대부업자 징역 17년 선고

등록 2020.11.27 10: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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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해자 대부분이 평생 모은 재산 잃는 막대한 피해 발생"

동종 범죄 전력 있는 피고인 또 투자 사기 저질러 죄질 나빠

이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압박 못이겨 '극단적 선택'도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주 400억 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대부업자 대표 A 씨(47세)가 8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전주지방법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찰관들에게 안내를 받으며 유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2020.06.08.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주 400억 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대부업자 대표 A 씨(47세)가 8일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전주지방법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찰관들에게 안내를 받으며 유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 윤난슬 기자 = 전북 전주와 인천지역에서 158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대부업체 대표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등으로 구속 기소된 A(47)씨에 대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1395억여원을 추징했다. 다만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명령 신청에 대해서는 각하 처분했다.

A씨는 전주에서 대부업을 운영하던 2018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부업체 직원과 다른 대부업체 대표 등 16명으로부터 투자 명목 등으로 1395억여원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시 전주에 대부업체를 차린 뒤 중앙시장 상가와 모래내 시장 등의 상인들을 상대로 범행에 나섰다.

이 대부업체는 "하루 1만원씩 100일 동안 투자금을 넣으면 7~10%가량 이자를 주겠다"는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1월 중순부터는 "'연이율 120%', 만기 3~4개월의 상품이 있다"며 시장상인 등에게 추가 투자를 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수법으로 거액의 투자금을 받은 A씨는 만기일이었던 지난 5월 16일 돌연 잠적했다.
 
피해자의 고소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전담팀을 꾸리고 잠적한 A씨의 행방을 쫓는 데 주력, 지난 6월 6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붙잡았다.

과거 전통시장 인근 제2금융권에서 일했던 A씨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과 몇 차례 소액 거래를 통해 두터운 신뢰를 쌓은 뒤 이를 빌미로 단기간에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수천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2017년 4월께 불특정 투자자를 모집하고 "보험료를 대납하면 수익을 발생시켜 원금의 120%를 수익으로 지급하겠다"는 수법으로 피해자 689명으로부터 총 4324회에 걸쳐 194억여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투자하면 큰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고 속여 총 1395억원을 편취했다"면서 "피고인의 치밀한 범행으로 인해 전주 지역의 많은 사람은 평생 모은 재산을 잃게 됐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힘겨운 상황과 절망에 빠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 대부분은 사실상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전주 지역 일대 시장 상인이거나 소규모 자영업자들로서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잃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본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피해 복구가 더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2018년 5월에도 이와 유사한 범행으로 약식명령을 받았음에도 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다만 투자금 중 1300억원을 이자로 변제했기 때문에 공소사실 금액 전부가 실질적인 피해액이 아닌 점, 피고인이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을 통해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2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에 이르렀고, 피고인의 범죄 전력과 범행 수법, 기간, 태도에 비춰보면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면서 A씨에게 징역 20년과 1395억5640만4872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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