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내몰린 접경지역…"6·25전쟁 이후 최악"
"이렇게 오래 상권이 얼어 붙은 적이 없었다"
"더는 못버텨" 상가 점포 곳곳에 임대 안내문
[철원=뉴시스]김동현 기자 = 군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돼 군 장병들의 휴가가 통제된 첫 날인 지난 27일 오후 강원 철원군청 앞 명성로에 군 장병들은 물론 차량과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1.28. [email protected]
軍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강원 철원 지역에서 만난 70대 후반 어르신의 말이다.
부대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철원 지역 거리는 말 그대로 전시상황을 방불케했다.
실제로 지난 23일 하루 사이 장병 31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는 철원군 모 부대 인근에서 군 장병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철원=뉴시스]김동현 기자 = 군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난 27일 오후 강원 철원군 43번 국도에 차량이 한 대 없는 썰렁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2020.11.28. [email protected]
또한 철원으로 이어지는 4차선 국도는 물론, 시가지도 예전 분주하게 움직이는 차량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코로나19 한파를 견디지 못한 신철원 읍내 한 상가 점포에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철원의 한 식당 주인 A(76)씨는 "6·25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그동안 북한의 도발 등 각종 상황으로 경기가 침체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오래 상권이 얼어붙은 적은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철원=뉴시스]김동현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난 27일 강원 신철원 읍내 상가에 임대 문의가 붙어 있다. 2020.11.28. [email protected]
또 다른 접경지역인 인제군의 한 펜션 사장 B(59)씨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유행 추세를 보니 이 기대감 마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며 "적자를 감수하며 버텨왔는데 이제는 손을 놔야할 때가 아닌가"라며 눈물을 떨궜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던 양구 해안면 DMZ 펀치볼 둘레길에서도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양구 통일기념관 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잠정 폐쇄 및 통제 안내문'과 함께 굳게 닫힌 지 오래다.
화천군은 매년 15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겨울 축제인 산천어축제 개최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축제 취소 시 물고기 77t 처치 곤란 문제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 경제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양구=뉴시스] 김유나 기자 = 주말인 지난 28일 오후 3시 30분께 강원 양구군 통일기념관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잠정 폐쇄된 모습이다. 2020.11.29. [email protected]
간부의 외출 및 회식·사적모임도 자제토록 했으며, 행사·방문·출장·회의도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지침 위반으로 코로나19 감염·전파 시 징계 대상이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무증상 감염자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현실을 엄중히 인식해 군내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특단의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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