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근 사망에 황망한 與…"검찰 잔인해" 분노도
이낙연 "슬픔 누를 길 없다"…굳은 표정 묵묵부답
오후 여야 대표 회동은 진행키로…이후 일정 취소
설훈 "왜 사람 죽음으로 몰아가나" 檢 향해 분통
박수현 "언론, 옵티머스 의혹이라 쓰지 말아달라"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4. [email protected]
집권여당 대표이자 유력 대선주자의 오랜 측근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침통한 가운데 조사를 진행한 검찰을 향한 분노도 감지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4일 고인의 사망 소식을 들은 뒤 "슬픔을 누를 길이 없다. 유가족들께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오영훈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했다.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선 이 부실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자리했다.
이 대표가 회의 후 당대표실을 나서자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이 쇄도했지만, 그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한 채 걸음을 재촉했다. 오 실장과 당대표실 직원들이 이 대표 주위를 감싸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하며 "양해해달라"고 길을 트자 그대로 본청을 떠났다.
이 대표는 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는 여야 당대표 회동도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후 열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점검회의는 불참한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방역 점검회의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주재할 것"이라며 "국회의장 주재 여야 대표 회동은 그대로 참석한다. 오늘 일정은 그대로"라고 했다.
이 대표의 빈소 조문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조문할 상황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 조문할 상황이 되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3.
이 대표 측근 그룹과 민주당 인사들은 침통한 가운데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대표와 가까운 설훈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지금까지 어떤 수사를 어떻게 했기에 사람이 죽은 결과가 나오는가. 한두 번이 아니지 않느냐"며 "검찰의 행태를 모르느냐. 왜 사람을 죽을 지경으로 몰아넣느냐"고 격분했다.
설 의원은 "검찰이 하는 행태는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그리고 지금 이러고 있는 이낙연 대표의 이 부실장 여기까지 똑같은 형태로 흐르고 있다"며 "검찰이 참으로 잔인하고 지나치게 이 상황을 파해치고 있다. 검찰의 형태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라고 거듭 검찰을 맹성토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당 홍보소통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함께 이겨내자 굳게 약속했는데 뭐가 그렇게 억울했는가"라며 "새벽 출근 길 검정넥타이를 매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향해 "존엄한 인간의 죽음 앞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면서 "기사 제목을 '옵티머스 의혹'이라고 썼는데, 이낙연 대표를 옵티머스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적 왜곡이다. 즉각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 김태년 원내대표, 설훈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 1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9.01. [email protected]
우상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어쨌든 이 대표를 오랫동안 모셔왔던 측근 인물 중 한 명"이라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표를 모셨던 참모 중에 한 분이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면 당 분위기가 좀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이 부실장은 3일 오후 서울 법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시절 지역 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은 이 부실장은 전남지사 정무특보를 역임한 오랜 측근으로, 이 대표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 복합기 임대료 76만원을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업체가 대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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