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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세계 자동차회사들은 로봇 경쟁 중…이유는?

등록 2020.12.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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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보스턴 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시스]보스턴 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공장에서 조립을 돕는 자동화 로봇은 물론 부품 운송, 라스트마일 물류, 매장 안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인공지능·로봇 업체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며 로봇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로봇 기술이 적용되며,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의 자동화설비 역시 로봇의 집합체인 만큼 로봇기술 확보는 완성차업체의 미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생산 중단 사태를 겪으며 생산·판매·서비스 분야 로봇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17년 245억 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해 올해 444억 달러 수준으로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급변하는 경제, 사회적 흐름에 따라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세를 기록해 1772억 달러(약 194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 1위 현대차그룹은 최근 1조원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 세계 정상급 보행로봇 기술을 가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지분을 확보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합의 이전부터 꾸준히 로봇 사업에 대한 연구 개발과 투자를 이어왔다.

현대·기아차 로보틱스랩은 2018년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의자형착용형 로봇 첵스(CEX)'에 이어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 벡스(VEX)를 개발했고, 지난 10월부터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 최초로 양산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인간과의 교감과 상호작용을 통한 서비스 로봇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룸서비스, 고객 안내 등의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는 '호텔 서비스 로봇'을 개발해 시범 운영했고, 최근에는 자연어 대화시스템, 인공지능, 모빌리티 기능 등이 탑재돼 판매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직접 차량에 대해 설명해 주는 판매 서비스 로봇 '달이(DAL-e)'를 개발했다. 이 외에 자동으로 전기차 충전구를 찾아 충전을 해주는 전기차 충전 로봇, 주행 상황에 따라 2~3휠로 자동 변신이 가능한 초소형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 등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 기술 HRI(Human Robot Interaction), 인공지능 및 모바일 플랫폼 기술에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3D 비전(Vision), 로봇팔(Manipulation), 2족·4족 보행(Biped/Quadruped) 제어 기술이 더해지면 보다 완성도 높은 로보틱스 기술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 역시 로봇 개발에 적극적이다.

혼다는 2000년 세계 최초로 직립 보행 로봇 '아시모'를 개발했고, 'CES 2019'에서 최적의 이동 경로를 찾아 움직이며 길 안내를 펼치는 인공지능 이동 로봇 '패스봇'을 선보였다. 로봇 전문 개발 조직을 설립해 2족 보행 로봇, 탑승 로봇, 착용 로봇 등 기술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 배송 연관 분야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토요타는 'CES 2020'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e-팔레트' 안에 들어있는 마이크로 팔레트를 선보였다. 마이크로 팔레트는 배송 목적지에 도착하면 물품을 전달하는 휠 기반의 라스트마일 로봇이다. 아울러 반려로봇 개념의 휴머노이드, 5G와 인공지능 기반의 3세대 휴머노이드도 개발 중이다.

닛산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자율주행 및 로봇관제 공동 연구를 지난 2018년부터 이어오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반 운전자 보조 로봇, 자율 주행 배송 및 반려 로봇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포드는 로봇업체 '어질리티 로보틱스'와 협력해 최대 18kg까지 물건을 들 수 있고 장애물과 계단을 파악하는 직립보행로봇 '디지트'를 개발,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1월 자율주행 충전로봇이 주차된 차량으로 옮겨 다니면서 자동으로 차량을 충전하는 신개념 충전 컨셉을 공개했다. 충전로봇을 도입할 경우 충전에 필요한 전용 주차공간이 필요 없어 공간 효율성과 편의성이 우수하다.

독일 자동차부품사인 컨티넨탈 역시 무인 배송 시스템 구현을 위해 자율주행 셔틀에 4족 보행 로봇을 연계한 라스트 마일 물류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보쉬 역시 2017년 공장 자동화 전문 기업 렉스로스를 인수하고, 로봇 모션제어분야 투자를 진행하면서 협동로봇, 잔디깎이 서비스 로봇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들은 센서, 레이더, 라이다 등을 탑재해 스스로 움직이고, 위험을 회피하는 등 로봇 기술이 적용된다"며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때로는 비서, 때로는 친구 역할을 하며 인간의 감정을 읽고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와 로봇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가고 있고, 로봇기술을 확보한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자동차업체들이 로봇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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