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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and]21대 국회 첫 당선무효형 선고…법정에 선 25명의 운명

등록 2020.12.2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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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현직 의원 25명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민주 7명, 국민의힘 11명, 무소속 5명 등 기소돼

검찰, 與 이소영 野 조수진 등 벌금 150만원 구형

홍석준 1심 벌금 700만원 선고…첫 당선무효형

국민의힘 소속 의원 수 102명…개헌저지선 위태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2020.07.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2020.07.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21대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속도를 내면서 여야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 17일 홍석준 의원이 벌금 700만원으로 첫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데 이어 이달곤, 조수진 의원에게도 검찰이 벌금 150만원을 구형하면서 개헌저지선(101명)까지 위태롭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제21대 총선 관련 공소시효가 만료된 지난 10월15일까지 검찰은 여야 현직 의원 중 총 25명을 기소했다. 기소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11명, 정의당 1명, 열린민주당 1명, 무소속 5명 등이다.

현행법상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통상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이들은 대법원까지 법정 다툼을 이어가 최종 형을 확정 받게 된다.

민주당은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1심에서 2명이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 받아 당선무효형을 피했으나 2명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구형을 받아 재판 결과를 지켜보게 됐다.

지난 7월 당원과 지역 인사들에게 연하장을 대량 발송하고 교회에서 명함을 돌린 혐의로 기소된 윤준병(전북 정읍고창) 의원이 지난 10월30일 처음으로 1심 재판 결과를 받아들었다. 윤 의원은 벌금 90만원을 선고 받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공현진)는 "연하장과 인사문 발송 부수가 상당히 많고 신도들의 출입이 잦은 일요일에 교회에서 명함을 나눠준 점 등을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다만 피고인들이 악의적으로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고 선거법 위반 행위가 국회의원 선거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에 검찰은 양형부당을, 윤 의원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진성준(서울 강서을)의원은 2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로부터 벌금 70만원을 선고 받았다. 앞서 진 의원은 지난해 5월 지역주민 행사에 참석해 불법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11일 오후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이원택 의원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이 의원이 재판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2020.11.11.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11일 오후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이원택 의원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이 의원이 재판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2020.11.11.

이소영(경기 의왕과천), 이원택(전북 김제부안) 의원은 16일과 18일 잇달아 벌금 150만원을 구형 받았다. 이 의원은 총선 예비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3월 여러 기관과 단체 사무실을 호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이원택 의원은 지난해 12월11일께 한 마을 경로당을 방문해 당시 온주현 김제시의장과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 이규민(경기 안성), 송재호(제주시갑), 정정순(청주 상당) 의원 등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히 정정순 의원은 정치자금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으며 지난 10월5일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같은 달 31일 검찰에 체포된 뒤 45일째 청주교도소에 구금 중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이 21대 국회 첫 당선무효형 선고를 받았고 이달곤(경남 창원시진해구), 조수진(비례대표) 의원은 당선무효형 구형을 받았다. 편법 증여 의혹 논란이 불거진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탈당하면서 현직 의원 수가 102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원 2명 이상이 당선 무효형을 받는다면 개헌저지선 사수가 어려워진다.

지난 17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정일)은 예비후보자 시절 자원봉사자를 시켜 1000여 통의 홍보 전화를 한 혐의로 기소된 홍석준 의원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홍 의원은 "직접 고용한 적 없고 회계 담당자를 통해 급여가 지급됐기 때문에 피고는 A씨 급여 지급에 대해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위법 인식이 없었다"고 재판에서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 등을 종합하면 A씨는 차 응대, 사무실 정리 등에서 더 나아가 홍석준의 경선 운동, 선거운동 관련 활동을 주로 했다고 보인다"면서 "타인을 통해 급여가 전달됐지만 A씨는 홍석준을 위해 활동한 것이며 결정 권한은 홍석준이 가지고 있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검찰이 지난 2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 향후 법정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았지만 재판부가 선고를 유예하기로 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조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홍준표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오는 경우 조 예비후보가 이기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크게 이긴다"며 실시되지 않은 여론조사 내용을 왜곡·공표한 혐의를 받았지만 지난 11월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맹준영)는 조 의원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되 선고는 유예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과거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전력이 없고 동일한 잘못을 반복해서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채익(울산 남구갑) 의원 역시 지난 22일 울산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관구 부장판사)가 벌금 70만원을 선고해 의원직 상실을 피했다. 이 의원은 당내 불법 경선운동 협의를 받았다.

반면 이달곤 의원은 지난 10일 창원지검이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구형해 내년 1월 재판부의 선고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의원은 지난 4·15 총선 당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자신이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지인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수진 국민의 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12.0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수진 국민의 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12.02. [email protected]

조수진 의원 역시 2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 결심공판에서 벌금 150만원을 구형 받았다. 조 의원은 허위 재산신고 내역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시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 의원이 26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했으면서도 수억원 규모의 채권 신고를 누락해 약 22억원만 재산 목록에 담아 제출했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은 4·15 총선 과정에서 선거참모에게 당선 시 보좌관 임명을 약속한 혐의로 기소된 구자근(경북 구미갑) 의원,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받는 김병욱(포항남·울릉), 배준영(인천 중구·강화·옹진) 의원, 허위경력 표기 혐의를 받는 최춘식(포천·가평) 의원, 4700여만원을 총선 후원금으로 불법 모금한 혐의를 받는 김선교(경기 여주양평) 의원, 경선 운동 규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 등이 재판을 받고 있다.

비교섭단체 중에서는 정의당 이은주(비례대표) 의원과 열린민주당 최강욱(비례대표)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다.

이은주 의원은 서울지하철공사 노조 간부 신분으로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기소됐으며 경선 운동관계자 매수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12.1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12.15. [email protected]

최 대표는 선거기간 동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확인서 허위 작성 의혹과 관련해 "인턴활동을 실제로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최 대표는 이와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법무법인 청맥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던 지난 2017년 10월께 조 전 장관 부인인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아들 조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줘 대학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지난 23일에는 검찰이 최 대표에게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무소속 의원 5명도 재판 중이다.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전북 남원시 춘향골 공설시장에서 당시 이강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운동을 방해한 혐의로, 김홍걸(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4.15 총선 전 재산공개에서 처 명의의 10억원짜리 상가 대지와 처 명의의 상가와 아파트 임대보증금을 누락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양정숙(비례대표) 의원도 동생 명의로 차명 소유한 서울 송파구의 상가 건물을 총선 당시 자기 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상직(전북 전주을) 의원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시절 2600여만 원 상당의 전통주를 선거구민 377명에게 제공한 혐의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 의원은 '함바 브로커' 유상봉씨의 총선 불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내년 초 여야 의원들의 1심 재판 결과가 나오면 대법원 판결까지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범과 그 공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해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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