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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거지 탈출하자"...'주린이'들 새해 서점가 접수

등록 2021.0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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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 투자서 판매율 전년比 35%↑

베스트셀러 상위 20위 중 절반이 주식 책

전자책도 마찬가지…독자 많고 완독률도↑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주식 관련 서적이 놓여있다. 2021.01.1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주식 관련 서적이 놓여있다. 2021.0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지난해 코스피(KOSPI·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 주식시장 역사상 최고 기록이 나왔다.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금액이 47조5000억원에 달한다.

우량주라고 할 수 있는 종목들도 폭락했다가 몇 달 만에 회복했다. 누구든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돈을 버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로 주식열풍이 불고 있다.

2021년 새해 '주식 열풍'은 서점가로 옮겨붙었다.

주식, 가상화폐에 관한 재테크 책들이 인기다. 부동산 관련 서적이 많이 팔렸던 지난해와 달리 주식 관련 도서 판매량이 경제경영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주식·증권 분야 도서는 192종(교보문고 기준)으로 이는 전년도보다 182.8%나 늘었다.

영풍문고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재테크, 주식 투자 관련 도서 판매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가 늘었다.

또 인터넷 교보문고를 살펴보면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경제경영 분야 톱20 중 절반에 가까운 9권이 주식 관련 서적이다.

주식 관련 최고 판매책은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톱 77'이다. ‘염블리’로 유명한 주식투자 전문가 염승환 씨가 '주린이'들이 냉혹한 주식시장에서 자신처럼 큰 손실을 입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전과도 같은 책이다.예스24 1월 셋째주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주린이'는 주식에 갓 입문한 어린이란 뜻이다.

이어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식책 ▲상장기업 업종 지도 ▲미스터 마켓 2021 ▲뉴욕주민의 진짜 미국식 주식투자 ▲피터린치 투자법을 설명한 '월가의 영웅' ▲주가 급등 사유 없음 ▲주가 폭등 20가지 급소 등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포진 주목받고 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들이 주식 관련 서적을 살펴보고 있다. 2021.01.1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들이 주식 관련 서적을 살펴보고 있다. 2021.01.13. [email protected]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지표에서도 상위 50위권에 주식 도서 10권이 이름을 올렸다.

오프라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가 2위,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식책'은 5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는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엄마, 주식 사주세요 ▲네이버 증권으로 배우는 주식투자 실전 가이드 ▲미국주식이 답이다 2021 ▲만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가차트책 ▲코로나 이후 사야 할 주식 등이었다.

특히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식책'은 이날 기준 밀리의 서재 이용자 1만1000명 이상이 읽고 있는 책으로 나타났다.

완독할 확률도 최소 31%에서 70%까지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밀리의 서재 측은 설명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실제 지난해 4월 이후 꾸준하게 '주식'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며 "실용서는 특성상 발췌독이 많기 때문에 완독할 확률이 평균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재테크와 관련된 책이다 보니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는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과거 '벼락부자'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벼락거지'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벼락부자와는 반대로 자신의 선택이 아닌 외부의 힘에 의해 '거지'가 됐다는 부류를 말한다. 부동산 시세, 주가의 미친듯한 상승 때문에 내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거지가 됐다는 의미다.

서점가에 주식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에 대해 주식 투자자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놓친 30~40대들이 주식이라도 해서 이른바 '벼락거지' 신분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이라고 지적했다.

급여만으로는 더 이상 부자가 될 수 없고, 치솟은 집값을 생각하면 별도의 재테크가 필요한 상황, 그야말로 투자가 생활화된 시대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이 적은 돈을 불릴 투자처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재테크 관련 한 팟캐스트 운영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이 늘어난 것도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면서 "예를 들어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발품을 팔며 대면해야 하는 투자종목이라면 주식은 비대면 거래가 가능하고 정보 검색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책.

[서울=뉴시스]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책.


최근 주식 서적 구매를 결심했다는 한 '주린이'(주식어린이)는 "주변에서 주식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작년에 대박 났다는 경우도 많아서, 눈치만 보지 말고 공부를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명순 영풍문고 경제 MD는 "전례 없던 주식 열풍으로 재테크 투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기존 투자자가 아닌 신규 주식 투자자 유입이 대폭 증가하면서 주식 투자 입문서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서점가에 주식 투자 관련서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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