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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한은 "코로나 충격 취약계층에 집중...정책여력 집중해야"

등록 2021.01.26 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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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경제성장률 -1%...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

반도체 등 수출 호조에도 민간소비 위축

1인당 국민소득, 3만1000달러대 기록할 듯

[서울=뉴시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0%를 기록했다.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의 역성장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1.0%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1월 전망한 연간 경제성장률(-1.1%)보다 소폭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 충격으로 1분기(-1.3%), 2분기(-3.2%)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수출 호조에 힘입어 3분기 2.1%로 반등했다. 4분기에도 1.1%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1%를 나타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주요국에 비해 연간 경제성장률의 마이너스 폭이 작다"며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관광과 서비스 비중이 높으면 코로나에 따른 충격이 크겠지만,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이다. 방역체계가 좋았다는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코로나 확산세 지속으로 경기가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 3차 확산 충격으로 민간소비 파트가 꽤 위축됐다"며 "그 위축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연간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괜찮았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3차 재확산으로 취약계층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정책당국자들이 이를 신경 쓰면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박 국장과의 일문일답.

-당초 전망치인 -1.1%보다 연간 성장률이 상향된 배경은.

"조사국 전망치가 -1.1%였는데 결과적으로 -1.0%를 기록했다. 4분기 들어서며 지난해 11월 전망했는데, 코로나 3차 확산이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당시에 코로나 3차 확산 영향이 꽤 클 것이라고 봤었다. 그런 상황에서 -1.1% 정도 될 것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을 보면 4분기 실적치가 생각보다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도체·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생각보다 호조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국제수지를 발표하면서 나왔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1월까지 조사국 전망치에 다다랐고, 12월에도 흑자 기조가 이어져서 순수출이 GDP를 올리는데 작용했다. 또 하나는 정부부문 투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대부분 건설투자였는데, 민간부문 건설투자도 증가하면서 이 두 가지가 작동하면서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고, 이로 인해 연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수출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하는지.

"반도체 경기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꽤 잘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 GDP 성장률이 -1%를 기록했다. 인구 증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열쇠는 GDP 디플레이터다. GDP 디플레이터는 3분기까지 플러스를 기록했고 연간으로도 플러스가 나올 것 같다. 연간 명목 성장률은 0% 부근이 나올 것 같고,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1180.1원으로 2019년(1165.7원) 대비 1.2% 상승(절하, 원화가치 하락)했다.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000달러대 중반이 될 것 같다. GDP디플레이터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고, GDP 디플레이터가 나와봐야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서울=뉴시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1.26. [email protected]


-지난해 3~4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성장률 자체만 보면 코로나 영향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 3, 4분기에는 각 2.1%, 1.1%를 보이며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 3차 확산이 이뤄졌고, 코로나 확진자 수가 1~2차보다 꽤 많았다. 민간심리가 상당히 위축되고 경제활동도 상당히 위축됐다. 정부에서도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11월말, 12월에 가서 코로나 3차 확산 영향이 집중되고 있다. 올 1월에도 이어지고 있고, 민간소비 파트가 꽤 위축됐다. 그 위축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연간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괜찮았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 여파에도 설비투자가 플러스 전환했다. 어떤 영향 때문인지.

"2018~2019년에 설비 투자, 건설 투자가 조정됐다. 그 전에 반도체 투자가 많이 일어났다가 투자 조정기간을 거쳤다. 2020년에 들어가면서 세계 경기가 좋지 않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계류 설비투자가 상당히 늘어났다. 우리 경제 성장잠재력도 있지만 반도체 경기가 회복됐을 때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GDP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우리 경제 회복이 궤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는지.

"지난해 4분기 수출이 생각보다 좋았다. 순수출 기여도가 높았고, 건설투자 증가폭이 컸다. GDP 추이를 보면 2019년 4분기 1로 놓고 봤을 때 지난해 1분기 0.99, 2분기 0.96, 3분기 0.98, 4분기 0.99를 기록했다. 이 레벨 자체는 아직 2019년 4분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제부터 회복궤도로 가면 어느정도 가냐를 봐야 하는데, 지난해 -1.0%이고, 올해 3% 부근들을 전망한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보기는 애매한 상황이다."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이 모두 크게 감소했다.

"두 산업 모두 1998년 이후 2020년이 최저치였다. 운수업은 1998년 -5.9%,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은 -6.6%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떻게 평가되나.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의 연간 성장률이 유례없이 큰 폭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대부분 기관에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1%를 기록했고 다른 나라는 훨씬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추정한다. 팬데믹이 일어나니 우리도 피할 수 없었고 연간 -1%를 기록했는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으로는 마이너스다. 연간 -1.0% 성장률 자체는 주요국에 비하면 마이너스 폭이 작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관광과 서비스 비중이 높으면 코로나에 따른 충격이 크겠지만,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이다. 온라인 쇼핑 기반도 잘 갖춰져 있어서 서비스 위축을 잘 막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등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상대적으로 살아났다. 방역체계가 좋았다는 것도 기본적으로 작동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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