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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주목받는 한국산 전기차, 70%가 유럽으로 가는 이유는

등록 2021.02.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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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배터리전기차 수출 39억 달러로 66%↑

영국·독일 등 對유럽 수출액 29억 달러 달해

EU, 온실가스 배출량 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판매 금지 예정

[세쓸통]주목받는 한국산 전기차, 70%가 유럽으로 가는 이유는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최근 현대자동차의 새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눈과 귀가 쏠렸습니다. 사전계약 첫날에만 연간 판매 목표치를 거의 채웠다는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제는 정말로 전기차 시대가 가까이 다가왔다는 느낌입니다.

좋은 소식만 들려오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차는 얼마 전 화재 사고가 잦았던 코나 전기차(EV) 등 8만여대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가 된 배터리를 생산한 LG에너지솔루션과는 이 비용의 분담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이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한국산 전기차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28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배터리전기차(HS코드, 870380) 수출액은 39억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5.9% 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이 13%가량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더 놀라운 수치인데요. 실제로 이 기간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출액은 각각 25억3200만 달러, 7억400만 달러로 5.9%, 25.1% 줄었습니다.

전기차의 연간 수출액이 하이브리드차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기도 합니다.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는 23일 온라인으로 '아이오닉 5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1.02.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는 23일 온라인으로 '아이오닉 5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1.02.23. [email protected]



그렇다면 우리나라 전기차를 가장 많이 사들인 지역은 어디일까요.

유럽은 지난해에만 28억9700만 달러어치의 한국산 배터리전기차를 수입했습니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 74.8% 늘어난 액수인데요. 우리나라의 전체 배터리전기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2%에 달합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모두 더한 대(對)유럽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68.0%입니다. 이외에 미국(17.6%), 캐나다(6.8%) 순으로 비중이 큽니다.

해외에 팔리는 한국산 친환경차 10대 가운데 7대가 유럽에 있는 셈이지요.

또한 지난해 유럽 주요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웃돕니다.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차가 많이 팔린다는 뜻인데 그만큼 유럽 친환경차 시장은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영국으로의 배터리전기차 수출액은 6억4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24.3% 늘었습니다. 이는 미국(5억2900만 달러)보다 많은 액수입니다.

또한 독일(4억9900만 달러, 84.7%), 프랑스(3억8600만 달러, 112.2%), 스웨덴(1억5700만 달러, 40.1%), 스페인(1억1100만 달러, 133.3%), 이탈리아(8300만 달러, 260.2%) 등도 주요 수입국입니다.
[츠비카우=AP/뉴시스]독일 작센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그룹 공장에 전기차 ID.3가 늘어선 모습. 2021.01.14.

[츠비카우=AP/뉴시스]독일 작센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그룹 공장에 전기차 ID.3가 늘어선 모습. 2021.01.14.



유럽 전기차 판매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빠른 수준인데요.

지난해 유럽에서 팔린 전기차는 전년 대비 137%가량 늘어난 약 140만대로 중국(134만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이유는 강력한 환경 규제 때문입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차량 1대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km당 95g 이하로 줄이는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이는 미국(116g), 중국(113g), 일본(110g)보다 적습니다.

만약 완성차 기업이 이를 어기면 초과분에 대해 1g당 95유로의 벌금을 총 판매 물량에 비례해 부과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2025년부터는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의 자국 내 생산·판매를 금지할 예정입니다.

마찬가지로 2030년에는 독일, 아일랜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슬로베니아, 이스라엘 등이, 2035년에는 영국, 중국, 미국(캘리포니아) 등이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게 됩니다.
[제주=뉴시스] 제주 신재생 EV융복합스테이션 모습.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뉴시스] 제주 신재생 EV융복합스테이션 모습. (사진=제주도 제공)



유럽에서의 판매 호조를 기반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선전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1만3000대로 전년 대비 40.7% 늘었습니다. 시장점유율은 7.2%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는 테슬라(3만1600대)로 17.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폭스바겐(2만3300대), 르노-닛산-미쓰비시(1만4800대) 순으로 각각 12.9%, 8.2%로 집계됐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기준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4%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순위 5위 안에 세 기업 모두 이름을 올렸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2위), 삼성SDI(4위), SK이노베이션(5위) 순입니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투자와 정부의 정책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경훈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각국의 환경 규제와 인센티브 정책, 시장 트렌드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를 제때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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