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인트로덕션', '베를린영화제' 각본상…3번째 은곰상(종합2보)
영화제 홈페이지에 '달팽이 영상'으로 수상소감
[서울=뉴시스] 제71회 베를린영화제 수상작 발표 생중계. 2021.03.05. (사진 = 캡처) [email protected]
영화제 측이 폐막일인 5일 온라인으로 발표한 경쟁부문 수상자(작)에서 홍 감독은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을 안았다.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단 측은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효율적으로 서사를 전개하는 것을 넘어, 이 각본은 행위와 행위 사이 생기는 찰나의 여백을, 순식간에 인간의 삶 속에 숨은 진실이 갑작스레 밝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나간다"라는 심사평을 전했다.
이번 경쟁부문에는 홍 감독의 '인트로덕션'을 비롯해 쟁쟁한 작품들이 초청됐다. 자비에 보브와 감독의 '드리프트 어웨이', 라드 주드 감독의 '배드 럭 뱅잉 오어 루니 폰', 도미니크 그라프 감독의 '파비앙 - 고잉 투 더 독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휠 오브 포춘 엔드 판타지' 등 총 15편의 작품들이 초청됐다.
이와 함께 홍 감독의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에 이어 총 다섯 번째다.
홍 감독의 영화가 은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을, 지난해 '도망친 여자'가 은곰상 감독상을 받았다. 특히 한국 영화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 경쟁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게 됐다.
[서울=뉴시스] 홍상수가 남긴 달팽이 영상. 2021.03.05. (사진 = 베를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버라이어티(VARIETY)는 "얼핏 보이는 것처럼 가벼운 영화가 아니다. 제목과는 반대로, 이 영화는 입문자를 위한 소개용이 아니라 오히려 홍상수 감독 영화 세계의 확장판이다"라고 봤다.
홍 감독은 베를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수상 소감을 남겼다. 자신이 영상에 직접 등장한 수상자들과 달리 홍 감독은 영문으로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과 함께 달팽이 이야기를 꺼냈다.
홍 감독은 "김민희와 산책을 하다 작은 달팽이를 발견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이 작은 달팽이를 선물로 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어진 동영상에는 달팽이가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도리스 데이의 '케 세라 세라'를 부른 김민희의 음성도 삽입됐다. '케 세라 세라'는 '될 대로 되라'는 뜻으로, 긍정적인 뉘앙스다.
'인트로덕션'은 세 개의 단락을 통해서 청년 영호가 각각 아버지, 연인,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들을 따라간다. 배우 신석호, 박미소를 중심으로 김영호, 예지원, 기주봉, 서영화, 조윤희 등이 출연한다.
[서울=뉴시스]홍상수 감독 영화 '인트로덕션' 해외 공식 포스터. (사진=(주)영화제작전원사·NEW 제공) 2021.02.12. [email protected]
홍상수와 김민희는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시작으로 이번 '인트로덕션'까지 8번째 협업을 했다. 두 사람은 2017년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인트로덕션'은 올해 상반기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베를린 영화제의 황금곰상인 작품상은 루마니아 출신 라두 주드 감독의 '배드 럭 뱅잉 오어 루니 폰'에 돌아갔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휠 오브 포춘 앤드 판타지'다. 은곰상 감독상은 헝가리 출신 데네스 나지 감독이 '내추럴 라이트'로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