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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면 천만원 포상해요"…개발자 모시기 혈안인 인터넷·게임업계

등록 2021.03.07 05:30:00수정 2021.03.07 15: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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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난해 7월 '임직원 추천 인재영입 프로그램' 도입

넥슨, 피추천인이 채용되면 포상금 200만원 제공

스타트업 보맵 개발자 추천 시 1000만원 포상금으로 지급

[서울=뉴시스]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첫 '네이버 밋업'에서 기술로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의 성공을 꽃피우는 '프로젝트 꽃'의 5년 성과와 향후 방향성을 발표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2021.03.02

[서울=뉴시스]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올해 첫 '네이버 밋업'에서 기술로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의 성공을 꽃피우는 '프로젝트 꽃'의 5년 성과와 향후 방향성을 발표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2021.03.02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최근 가장 걱정인 일이 개발자를 확보하는 것 입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 2일 개최된 네이버 밋업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불경기로 인한 고용한파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조차도 개발자 부족에 허덕일 정도로 개발자난인 것이다.

원래도 사람이 최대 자산인 인터넷 및 게임사들은 핵심 인력인 개발자들의 처우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하지만 최근 거의 모든 산업이 디지털 전환에 나서면서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자 '귀한 몸' 개발자를 모시기 위해 혈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앞다퉈 파격 연봉 인상·스톡옵션 제공 등에 나선 것은 물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수백만원 많게는 최대 1000만원까지 내걸고 개발자를 추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작년 7월 '임직원 추천 인재영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네이버 소속이면 누구나 직군·조직과 상관없이 우수한 인재를 추천하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는 피추천인이 입사 후 면수습하면 추천인에게 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작년 전체 경력 입사자 중 4분의 1 정도가 추천을 통해 입사했다고 네이버는 전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두루 고민하던 중 함께 일하고 있는 임직원의 추천이 가장 강력한 참고가 되지 않을까 판단하였고 이를 전사 차원에서 더욱 장려하고 붐업 시키고자 도입하게 됐다"며 "경쟁력 있는 인재 영입을 위해 추천 보상은 계속 증액해왔으며, 앞으로도 제도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경쟁사 카카오도 사내 임직원이 추천한 후보자가 최종 입사할 경우 추천인에게 추천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연봉 도미노 인상이 이뤄져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업계의 경우에도 사내 직원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넥슨은 피추천인이 채용돼 6개월 이상 재직할 경우 사내 추천인에게 포상금 200만원을 제공한다. 엔씨소프트는 사내 추천인이 추천서를 작성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입사 후 3개월이 경과되면 포상금을 지급한다. 넷마블도 외부 인재를 추천하면 임직원에 현금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최근 '개발자 연봉 2000만원 일괄 인상'을 발표한 크래프톤은 직원이 추천한 인재가 정식 채용이 이뤄질 경우 게임업계 최상위 수준의 포상금을 추천인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대기업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스타트업들은 더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임직원들에게 개발자를 중심으로 채용 추천을 받고 있다.

맞춤보험 테크사인 보맵은 작년 9월 직원이 추천한 경력 3년 이상 개발자가 입사후 1년 이상 근무 시 추천 직원에게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하는 개발자 추천제를 도입했다. 보맵은 이를 통해 최근 인재 2명 채용했다.

여행테크 기업인 마이리얼트립은 임직원이 추천한 사람이 입사할 경우 포상금 300만원을 지급한다. 작년에 이 제도를 통해 개발자 21명, 비개발자 9명이 입사, 그해 신규 입사자 중 절반이 이 지인 추천제를 통해 입사했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실제 지인을 통해 입사까지 진행된 경우 이미 평판도 검증된 상태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점들이 많다"며 "최고의 인재들일수록 추천하는 후보자도 역시 최고라는 믿음으로 사내 추천제도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는 작년 2월부터 12월까지 '개발자 특별 사내 추천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 사내 추천인에게 300만~600만원을 추천 보너스를 지급했다.

대출 비교서비스를 제공하는 '핀다'는 개발자가 임직원 추천으로 입사할 경우 추천자와 입사자에게 각각 4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앞서 핀다는 올 1월 개시한 공개 채용에 한해 합격한 이들 모두에게 스톡옵션 1억원과 사이닝보너스 10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으며, 현재 채용 절차는 진행 중이다. 두 제도는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기업 퓨처플레이는 전직군을 대상으로 사내 추천인을 통해 채용될 시 추천인과 입사자에게 각각 100만원씩을 지급한다.

이 밖에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기업인 '베어로보틱스' 개발자 300만원/비개발자 100만~150만원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 전직군 500만원 ▲식권대장의 '벤디스' 전직군 100만~300만원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의 '버킷플레이스' 전직군 경력직 200만원/신입 100만원 ▲개인 오디오방송 플랫폼 '스푼'을 운영하는 스푼라디오 200만원(채용당사자도 100만원 별도 지급) 등 추천한 임직원에게 포상금을 쏜다.

중견 게임업계 인사팀장은 "추천을 하는 사례를 보면 포상금 때문이라기보다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진심으로 좋다고 여기고, 해당 프로젝트가 지인과 맞다고 판단하는 경우 추천이 이뤄진다. 돈 몇 백 때문에 친구를 잃을 수 없지 않냐"며 "더군다나 IT 개발자는 업무가 전문·세부적이다보니 헤드헌터보다는 그 업무를 잘 아는 업계지인들을 통해 추천받는 사례가 다른 업종보다 더 흔하고 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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