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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지약물, 악마의 유혹이다

등록 2021.03.19 11: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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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지약물, 악마의 유혹이다

[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신체 능력을 갖고 싶어한다.

프로야구 투수는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정확한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 축구 선수는 강한 체력과 슈팅 능력 보유를 원한다.

이를 위해선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대표선수촌의 선수들은 체중을 조절하고, 강인한 체력을 갖기 위해 실신하기 직전까지 훈련을 거듭한다. 특히, 유도, 레슬링 등 체급 선수들의 훈련은 지독하기로 유명하다. 사점(dead point·死點)을 수없이 넘나들어야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송승준이 과거 후배 이여상에게 금지약물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송승준은 금지약물인 것을 인지하고, 곧바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규정에 따르면 선수가 금지약물을 갖고 있는 경우도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금지약물 또는 금지방법을 부정거래하거나 부정거래를 시도하는 경우도 제재 대상이다. KBO 역시 KADA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의 도핑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많은 선수들은 도핑 적발 후 '실수' 또는 '몰랐다'고 변명하지만, 한 번의 오판은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약물 선수라는 오명이 따라 다닌다.

금지약물 사용은 일반경기에서의 반칙 행위보다 훨씬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 프로 선수의 경우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올림픽 등 국제대회의 경우 메달 등 입상 기록이 취소된다.

러시아의 경우 조직적인 도핑으로 최근 국제대회 2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러시아 선수들은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개인 자격으로만 경기에 나선다.

금지약물은 스타 선수들을 추락시키기도 했다.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 메이저리그 최초로 70홈런 시대를 연 마크 맥과이어,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통은 금지약물 사용을 시인한 후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샤라포바의 경우 자신이 받던 후원이 모두 끊기는 시련을 겪었다. 암스트롱은 암을 극복한 레전드 선수에서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금지약물 사용으로 올림픽 출전을 눈앞에 두고 물거품이 된 선수도 있었다.

선수 생명에도 치명적이다. 보디빌딩 대회의 경우, 금지약물 사용이 남용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명 보디빌더는 사망하기 직전까지 약물로 근육을 유지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선수들에게 약물은 민감한 사안이다. 때문에 선수들은 치료 목적을 위해 쓰는 약물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KADA 홈페이지를 통해서 금지약물 검색이 가능하고, 각 협회를 통해 문의도 할 수 있다.

잘못된 선택은 자신이 정당하게 흘렸던 땀방울과 노력,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던 시기마저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어느 선수는 과거 약물복용으로 징계를 받았다. 이후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지만, 그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의 성과는 늘 과거의 잘못에 발목을 잡히기 일쑤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피와 땀, 명예를 앗아가는 악마의 유혹을 떨쳐낼 냉정함이 필요하다. 잘못된 방법으로 일궈낸 성과는 평생을 두고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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