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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세대]⑥기성 미디어 거부…'정보의 리더' 꿈꾸는 그들

등록 2021.03.18 07:01:00수정 2021.03.18 07: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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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유튜브로 소통하는 20대

"기성매체는 일방적…지금은 쌍방향"

전문가 "자율성 장점…확증편향 단점"

"그래도 위로 받을 땐 '체온'이 중요"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하지현 수습기자 = 'C(Crisis·위기)세대'라고 볼 수 있는 최근 20대들은 앞선 세대들보다 훨씬 더 온라인 소통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단순히 자신의 인기와 외모를 이용해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정보를 제공·공유하며 상당한 수의 팔로워·구독자를 보유한 20대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은 그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pan.amor_'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대학생 임정(26·여)씨는 홈베이킹·홈카페 콘텐츠를 올리며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임씨가 계정을 만든 시점은 불과 지난해 가을께. 현재 채널의 팔로워는 1078명이다.

임씨는 SNS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피로도가 덜한 이유가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제 사생활이 노출되는 게 아니잖냐"라면서 "얼굴이라든지 노출이 안 되는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 미디어를 통해서는 매체에서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만 흡수를 했었다"면서 "지금은 온라인 SNS로 소통하는 게 쌍방향이라서, 저 같은 경우에는 피드백을 좀 더 빨리 받는다든지, 금방 알아서 좋다"고 덧붙였다.

임씨 계정을 팔로우하는 연령대는 18세~24세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25~34세라고 한다.

유튜브 채널 '쓰레기왕국'을 운영하는 대학생 맹지혜(24·여)씨와 안혜미(24·여)씨는 이른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유튜버다. 제로웨이스트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원칙을 말한다.
해당 채널에서는 냄비에 떡볶이 포장해 오기, 텀블러 일주일 사용기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환경 운동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이 늘어 폐기물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며 쓰레기 감소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 채널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 채널의 구독자는 5만8400여명이다.

맹씨는 이 같은 온라인 소통과 관련, "만족하는 편이다. 우리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실천하는 기분이 든다"면서, "저희도 초반에 이게 달라질까 하는 생각이 든 적 있다. 그래도 유튜브 보는 분들 분한테 조금이나마 영향 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C세대의 이 같은 소통 방식은 실제 수치로도 나타난다.

[서울=뉴시스] 뉴시스 창사 20주년 특집 ‘C세대’ 글 싣는 순서.

[서울=뉴시스] 뉴시스 창사 20주년 특집 ‘C세대’ 글 싣는 순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지난달 3~8일 SNS 계정이 있는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언서 관련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플루언서 계정을 구독하고 있는 이들은 10~20대 젊은 층에서 가장 많았다. 10대는 60%, 20대 53.5%, 30대 42.5%, 40대 31%, 50대 27.5% 순이었다.

특히 인플루언서 계정을 많이 구독하고 있는 젊은 층은 인플루언서 광고를 접해 본 경험도 많았는데, 여기선 C세대인 20대가 75.5%로 10대 68%보다 더 많았다. 그 외에 30대는 63%, 40대 51.5%, 50대 51.5%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SNS·유튜브를 통한 소통을 중시하는 20대와 관련, ▲기성 미디어에 종속되지 않고 매체 선택 등에 있어 자율성과 다양성이 커진다는 점 ▲현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들었다.

다만 이 같은 소통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자율성이 커지면서 왜곡된 정보에 대한 오류를 인지하기 어려워져 가짜뉴스 등에 선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비대면 인간관계가 갖는 사회생활의 한계점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신성만 한동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율성 증가에 의한 기본 심리 욕구를 만족시키는 부분은 장점"이라면서도 "알고리즘에 의해서 자신의 잘못된 편향을 확증시키는 확증편향, 하나로 생각이 기울면 거기로 근거가 되는 것에만 계속 노출 되다 보니, 자기의 생각이나 사고의 다른 측면들을 역지사지 하거나 고려해보지 못하는 사고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강력한 정보 수신자와 발신자의 관점에서, 주요 매체 미디어들이 있었던 것에 비해 다양화된다고 하는 것이 변화의 흐름"이라면서 "정보를 가진 대상에 대한 다양성, 목적이나 현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도 가짜뉴스와 확증편향, 마녀사냥 등에 대해 경계했고, 특히 비대면 소통의 한계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세상에는 관심이 많은데 오히려 사람은 경험하지 못하게 되는, 과거와는 다른 사회적 관계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위로를 받을 때는 모니터 너머의 글보다는 가까운 사람이 손 한번 더 잡아주는 체온이 중요할 것 같다. 외로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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