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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돌아온 비트코인, 불안감은 여전

등록 2021.03.24 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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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돌아온 비트코인, 불안감은 여전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요즘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뜨겁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마다 이용자수가 급증했고, 주요 거래소들의 하루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하루 거래대금을 추월할 정도다.

대장주 비트코인의 귀환이 열풍을 이끌었다. 올 초 국내 거래소에서 개당 3000만원대 초반이었던 비트코인은 최근 7000만원선까지 치솟았다. 현재 6400~6500만원대로 내려왔지만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더욱 놀랍다. 지난해 1월 800만원 초반대에서 8배 넘게 급등했다. 여느 자산군의 수익률을 훨씬 뛰어넘는 비트코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3년 전과는 시장 분위기가 다르다"며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진다. 2017~2018년 비트코인 광풍 당시와 달리 '개인'이 이끄는 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확대됐던 것도 강력한 팬덤을 가진 미국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및 결제 허용 소식이었다. 이런 글로벌 기업의 결제 지원 소식, 월가 '큰손'들의 투자 등 가상화폐를 투자자산으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상화폐 시장의 봄날은 계속될 수 있을까. 가상화폐 미래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디지털 시대에 존재감이 커지며 주류로 인정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한편 변동성, 규제 등 한계를 지적하며 "순전한 투기자산"이라고 바라보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국내 업계도 최근의 성장에 재도약을 꿈꾸면서도 일각에선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관심과 함께 고위험 투자가 늘어난 것도 부인할 수 없어서다. 단타성, 일확천금을 노리며 지인 추천만 듣고 사거나 급등하는 종목에 일단 투자하고 보는 이들이 상당하다.

요즘 "월급만으로는 답도 없다"며 '동학개미운동'에 올라타고 새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가상화폐 시장은 매력적인 곳일 수밖에 없다. 상·하한가가 없는 가상화폐 시장에선 하루에 세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내는 코인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주식 시장이 주춤하면서 고수익을 찾아 발을 들였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많지만 한순간 크게 손실이 날 수 있는 것 또한 가상화폐 투자다. 최근에도 각국 경제 수장들이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털썩 내려앉았던 점은 아직 시장의 불안정성을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투자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25일 '특정금융정보법개정안' 시행은 반가운 일이다. 자격을 갖춘 거래소만 영업이 가능해져 부실 거래소가 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특금법이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정작 투자자 보호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거래소가 갑자기 폐업해도 보호받을 장치가 없고 주식시장과 달리 공시에 대한 규정도 없다.

최소한의 법적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만 급팽창해 부작용이 생길 경우 초래될 결과는 아찔하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특금법 시행과 함께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 시작해야 할 논의가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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