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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 앞두고 뜬눈" 가스충전소 폭발에 상주 '아연실색'

등록 2021.04.03 05: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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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喪 앞두고 장례 마무리로 상의하던 부부, "펑!……펑…펑…"

비통함 가시기 전에 '청천벽력'…지친 심신 못 쉬고 '발동동'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3일 오전 1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수완동 모 장례식장 인근 가스충전소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소방당국이 막바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 2021.04.03.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3일 오전 1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수완동 모 장례식장 인근 가스충전소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소방당국이 막바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 2021.04.03.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큰 일 앞두고 너무 놀라 잠 한숨 못 잤습니다. "

3일 오전 4시께 광주 광산구 수완동 모 장례식장 앞에서 우연히 마주한 상주 심모(42)씨는 지척에 붙어 있는 가스충전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놀란 마음을 겨우 달래고 있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가 좀 넘은 시각, 상주인 심씨 부부는 아침 일찍 있을 발인 절차와 3일상을 마무리하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상객은 자리를 비워 유족들만 남은 상태였고 동이 트면 일찌감치 객실을 비우기로 해 '잠깐 눈이라도 붙이자'며 대화를 막 마무리하려던 참이었다.

그 때 지척에서 큰 굉음이 들렸다. 이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음량은 작았지만 산발적인 폭발음이 잇따랐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가스충전소가 있는 곳에서 소리가 들렸다. 실제 장례식장에선 직선 거리로 112m, 걸으면 통상 1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심씨는 고인(故人)을 모신 빈소가 3층 내 객실 중에서도 가스충전소측과 가장 인접해 있는 방향이라며, 사고 당시를 생생히 기억했다.
 
심씨는 "펑! 소리가 크게 울렸고, 그보다는 소리가 적지만 팡...팡...에 가까운 소리가 계속 났다"며 "영문도 모른 채 상황을 파악하고자 소리가 난 쪽을 향하는 창문을 찾으려 건물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녔다"고 밝혔다.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그의 아내는 아직도 놀란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고 경황 없는 목소리로 "장례식장 측과는 오늘 오전 6시30분까지 객실을 비우기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다행히 가스충전소에서 발생한 사고 여파가 장례식장까지 미치지 않았지만, 여전히 놀란 장례식장 직원·상 중인 유족들은 착잡한 마음에 현관 앞을 서성였다.

심씨 부부도 '인명피해 없이 소방당국이 현장을 잘 마무리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계시니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시라'는 소식을 들은 후에야 발걸음을 빈소로 돌렸다.

이날 오전 1시 26분께 광주 광산구 수완동 모 가스충전소 내 가스통 보관 창고 건물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353㎡ 규모 충전소 사무실(철근 콘크리트 재질) 일부와 트럭 등이 탔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내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 장비 38대와 소방관 160명을 동원해 불을 껐다.

불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동형 간이 가스저장용기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가스 공급 밸브를 차단, 원거리에서 막바지 진화 작업을 벌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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