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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 "탄소중립, 삶의 변화에서 시작…새마을운동이 해야 할 일"

등록 2021.04.10 06:00:00수정 2021.04.19 09: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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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새마을 회원 조직, 탄소중립 지역 주체로"

"기후위기 대응, 새마을운동 근원과 닿아있는 일"

"관 주도 운동 인식 탈피…젊은층에 감성적 접근"

"새마을로고 활용 등 다른 것들이 시너지 만들 것"

"마을돌봄 문화 등 '좋은마을 만들기 사업' 구상도"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탄소중립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하고, 바로 이 지점에 새마을운동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이 우리 국민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 온 200만 회원 조직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역 주체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염 회장은 지난 9일 경기도 성남 새마을운동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탄소중립을 위해선 정부와 기업, 과학기술계의 역할이 큰 흐름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며 "새마을운동의 본질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끌어내 '나'가 아닌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연대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은 이 같은 지점에서 새마을운동의 근원과 닿아있는 일"이라며 "잘살아 보잔 구호 하나로 국가발전을 이끌었던 중앙회는 이제 지역 기반 공동체운동의 주체로서 탄소중립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지난달 1일 임기를 시작한 염 회장은 연간 대통령 정무비서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한국공항공단 이사장, 대통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대전시장, 한밭대 명예총장 등 행정과 공공, 학계 등 다방면을 경험한 인사다.

지금 새마을운동중앙회는 변화에 직면해있다. 새마을운동은 그간 기록적인 산업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관 주도 운동이란 인식을 벗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나무 심기, 플라스틱 감축 등 생명 살림 운동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의 선봉에 서 있다.

염 회장은 새마을운동의 부정적 이미지 쇄신과 함께 이를 활용한 외연 확장도 구상 중이다. 새마을운동만이 줄 수 있는 특유의 감성으로 젊은층 등에 친근히 다가가겠단 계획이다.

취임 즉시 새마을운동 로고를 활용한 제품을 손수 찾아봤다는 그는 "야영 텐트에 새마을 로고가 박혀있거나 아이들이 입는 후드를 통해 새마을을 접하면 '왜'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전혀 다른 것들이 일으키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 보겠다"며 웃어보였다.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email protected]


다음은 염 회장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새마을운동이 50주년을 맞았다. 취임 후 새마을운동에 대한 시각 변화가 있나.

"회장 당선 이후 '아직도 새마을운동이 있습니까'란 질문을 받을 정도로 새마을운동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대전 시장 시절 새마을운동 단체들이 지역의 어려운 일을 도맡는 것을 보며 꼭 필요한 활동이라 느꼈다. 내게 있어 새마을운동의 본질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끌어나 '나'가 아닌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일이다. 새마을운동의 목표는 공익성이 전제돼야 한다."

-생명, 평화, 공경, 지구촌이란 새마을운동의 기치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생명은 세계적으로 연대하고 있는 탄소중립, 평화는 남북교류가 실현되기 전까지는 갈등 해소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공경은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데 중심을 두려 한다."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에서 새마을운동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린 그린뉴딜 정책을 생명 살림 운동이라 부른다. 핵심은 탄소중립인데 큰 흐름으로 보면 목표를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과학기술계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이는 관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바로 여기에 새마을운동이 해야 할 일이 많다. 나무 심기, 농촌 태양광 발전 건설, 화석연료를 사용해 만든 상품이나 에너지 줄이기 운동 등을 꼽을 수 있다.

새마을 가족들은 솔선수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가령 쇠고기 등 축산업에서 나오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몇십 배 더 온난화를 가속하는데, 소고기를 아예 안 먹을 수 없으니 나름 터득한 비법이 있다. 식당에서 고기를 썰어주면 난 두 번 썰어 먹는다. 어차피 먹는 건 엇비슷하다. (웃음) 이렇게 모두가 동참한다면 소고기 소비도 30% 감축할 수 있지 않을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임기 내 구체적 목표는.

"모든 것을 수치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무 심기는 연간 50만 그루, 일상에서 에너지와 플라스틱 감축은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어느 한 지역에서만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닌 만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email protected]


지난 8일 경북 안동에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맺은 한국판 뉴딜의 지역 기반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도 같은 맥락이다. 중앙회는 지역 기반 공동체 운동의 주체로서 지역 균형 뉴딜정책의 성공을 위해 앞장설 계획이다."

-환경 운동 분야 롤모델을 꼽자면.

"스웨덴의 18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로부터 영감을 얻고 있다. 그가 말하는 것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체에너지 비중을 높이자는 것이다. 툰베리가 등교거부 퍼포먼스로 기후위기를 알렸듯 우리도 할 수 있다. 단 10명만 모여도 가능한 만큼 생각이 있는 젊은이들도 동참하지 않겠나."

-그런 지점에서 젊은 층을 비롯해 지역사회 내에서 새마을운동의 외연 확장이 중요해 보인다.

"맞는 말이다. 젊은 세대를 새마을운동에 끌어들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 새마을운동의 이미지를 바꿔보려 한다. 새마을운동 노래를 유행에 맞게 편곡하거나, 새마을 로고를 활용한 캠핑 텐트나 의류 제작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방법이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미 새마을 로고가 들어간 후드티나 모자가 판매되고 있고 인기를 얻고 있다.

곰표 맥주만 봐도 전혀 다른 것들이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트렌드에 안 맞는 것 같은 데 새마을이 등장하면 젊은이들에겐 복고로 다가갈 수 있다. 새마을의 취약점을 완전히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남들이 할 수 없는 도전을 해볼 계획이다."

-회장직에 출마하며 한 약속 중 기업과의 협력 사업이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

"많은 기업이 사회 환원을 위한 협력 사업을 하고 있지 않나. 가능하다고 본다. 기업이 새마을운동을 얼마나 신뢰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단 확신이 들면 협력에 응할 것이다.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염홍철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중앙회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새마을운동중앙회) 2021.04.09. [email protected]


구체적으론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해보려 한다. 가장 기초 단위의 참여만으로도 할 수 있고, 이미 시장 시절 추진했던 내용이다. 공모 사업으로 소액을 지원해 각 동네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출근하지 않는 엄마들이 동네 아이들을 돌봐주거나, 으슥한 골목을 벽화를 통해 바꾸는 내용이다. 대전에서 했으니 전국 단위로도 가능하다. 시범 지역을 정해 기업이 예산을 투자하면 중앙회가 마을을 바꾸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목표를 실현하는 수단은 자금이다. 광역·기초 자치단체 예산 대부분은 이미 용도가 정해져 있다. 재정 확충 방안은.

"우리의 목표는 자급자족이다. 자산운용을 효율화하고, 시도 또는 시·군·구는 협동조합 형태로 수익 창출을 위한 공익에 부합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직 분권화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새마을조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 조직이 중앙 집중적 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 역시 그렇다. 그래서 지방 분권화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새마을조직에서 지방분권이란 인사, 예산, 사업결정권 등이 될 수 있다. 중앙회장에게 속한 인사권을 위임하거나, 사업도 각 지역 실정에 맞춰 유동적으로 운영하는 방안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급적이면 각 지역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어주려 한다."

-정치와 관을 두루 거친 경험을 토대로 장기를 꼽는다면.

"나는 구호보다 실천을 중시하는 사람, 조직 내 화합을 이끌어 온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국민운동의 통합적 분위기를 고조하기 위한 구호나 상징도 필요하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선 안 된다. 꼭 실천과 연결돼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중앙회를 운영하면서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새마을운동의 목표는 시작 당시나 지금이나 다 같이 '잘살아 보자'다. 다만 그땐 경제적으로, 지금은 정신적으로 잘살아 보자는 것이다. 당시 국가적 목표가 경제 선진국이었다면 지금은 사회문화적 선진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새마을운동은 이에 발맞춰 영광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사명이 있다. 이를 위한 활동에 새마을 지도자와 회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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