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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복제인간 신선한데 히어로 영화로 급발진 아쉬움…'서복'

등록 2021.04.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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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박보검 스틸. (사진=CJ ENM 제공)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박보검 스틸. (사진=CJ ENM 제공) 2021.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은 끊임없이 시간의 한계를 연장하려 한다. 그렇다면 영원히 죽지 않는 복제인간의 탄생은 인류의 구원일까 재앙일까.

뇌종양 교모세포종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전직 요원 민기헌(공유 분)은 정보국으로부터 거절할 수 없는 마지막 제안을 받는다.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실험체 서복(박보검)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일을 맡게 된 것.

죽지 않는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무한한 존재 서복과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도망치려는 유한한 인간 기헌은 그렇게 동행을 시작한다.

영화 '서복'은 '건축학개론'(2012)의 이용주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죽지 않는 복제인간과 죽음을 앞둔 한 남자의 로드무비로 삶과 죽음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녹여냈다.

답하기 어려운 철학적인 주제가 복제인간이라는 소재와 영화적 상상력과 만나 새로운 장르로 변주한 모습이다.

외피는 SF 장르다. 극비 프로젝트로 탄생한 복제인간 서복은 높은 뇌파를 통해 전자기력을 발생시켜 염력 같은 특별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를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으로 탈주극이 이어지고 탱크까지 등장하는 마지막 전투 장면까지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한 스펙터클이 두드러진다.

한국영화에서는 낯선 복제인간을 내세워 신선하게 다가오고 비주얼과 구성이 빈약하지 않다.
[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스틸. (사진=CJ ENM 제공)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스틸. (사진=CJ ENM 제공) 2021.04.12 [email protected]


기존 장르영화의 답습에서 벗어나 할리우드 마블 영화와도 차별화를 뒀다. 복제인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시선을 따라간다. 죽음을 앞두고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기헌이 죽지 않는 존재 서복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내면을 부각한다.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두 인물이 서로에 대해 차츰 알게 되고 변화하고 성장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하지만 극 후반에는 영화 특유의 진한 감성 브로맨스가 삐거덕댄다. 서복의 비상한 능력이 드러나면서, 그를 막으려는 국가 권력과 자본이 대립하는 대규모 액션 신이 등장하는데 할리우드의 히어로 영화로 급발진하는 느낌이다.

켜켜이 쌓아온 인물들이 감정선이 갑자기 폭발해 당황스러울 정도다. 이로 인해 기헌과 서복의 정서적인 교감이 파편처럼 흩어져 크게 와 닿지 않는다.

극을 이끈 공유와 박보검은 탄탄한 연기와 호흡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박보검은 "왜"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사는 복제인간을 절제된 감정 연기 속에서 완성한다.

난생처음 실험실 밖으로 나와 진짜 세상을 만나게 된 '서복'의 천진난만한 표정부터 자신을 노리는 세력을 향한 매서운 눈빛까지 다양한 얼굴도 드러냈다.

영화는 지난해 연말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끝에 15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에 관객들을 만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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