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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괴물' 심나연 PD "여진구, 말랑말랑한 배우"

등록 2021.04.15 15: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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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JTBC 금토극 '괴물' 스틸 컷(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제공)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JTBC 금토극 '괴물' 스틸 컷(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제공) 2021.04.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경찰 소재의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은 대부분이 강력계 형사다. 하지만 경찰 인력의 70%는 '지파'(지구대, 파출소)에 근무하며 오늘도 묵묵히 각종 잡무을 처리한다. 그래서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은 '경찰계의 종합예술인'이라 불린다.

지난 10일 호평 속에 종영한 '괴물'은 '지파' 경찰들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최종회는 시청률 전국 6.0%, 수도권 6.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연 배우는 신하균과 여진구다. 신하균은 경기서부 문주경찰서 만양파출소의 1팀 1조원 경사 이동식을 맡았다. 여진구는 이 팀의 1조장 경위 한주원을 분했다.

'괴물' 측은 이 드라마에 대해 "'괴물'은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궁금증 속에서 시작됐다.) 괴물 같은 두 남자가 '만양'에서 펼치는 심리 추적 스릴러"라며 "변두리에 떨어진 남자가 변두리에 남겨진 사람들과 괴물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괴물'의 연출자 심나연 PD가 15일 온라인으로 종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심 PD는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 배경을 묻는 질문에 여진구와 신하균을 처음부터 마음속에 낙점해 뒀었다고 고백했다. 여진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물에도 능한 배우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심 PD는 여진구에 대해 "진구씨는 이전에는 저희 드라마하고는 결이 다른 드라마들을 했다. 그런데 진구씨와 작업했던 다른 감독님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다고 했다. 이외로 스릴러나 장르물에도 어울릴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여진구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어 "진구씨가 말랑말랑하고 되게 플렉서블한(유연성있는) 배우임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괴물' 최종회. (사진 = JTBC 방송 캡처) 2021.04.1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괴물' 최종회. (사진 = JTBC 방송 캡처) [email protected]

신하균의 연기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1회 엔딩신이 가장 좋았어요. 작가님이 써 놓은 한, 두 줄의 느낌을 배우가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선배님이 어떤 대사도 없이 표정을 지었을 때, '이 엔딩은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분에 진구씨의 리액션도 살 수 있었죠. 저 스스로도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가는 계기가 됐어요."

심 PD는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만큼 그는 "그 마을 분위기가 잘 묻어났다. 결국은 제가 글에서 느낀 바를 그대로 표현하는 거였기 때문에 그것만 잘 구현하면 분명히 마니아층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처음부터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기존의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사건 자체보다 남겨진 사람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는 호평을 받는다. 이에 대해 심 PD는 "이 부분은 작가님이 기획하셨을 때부터 (설정돼 있었다.) 너무 잔인한 (장면을 부각하거나) 살인자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실종에 대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다. 실종자의 가족, 피해자의 가족들을 많이 부각시키고 싶다고 하셨다"고 김수진 작가에게 공을 돌렸다.

또 '괴물'은 만양정육점을 중심으로 여러 공간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도 받는다. 심 PD는 "(배경) 건물이 몇십 년된 건물이다. 그걸(그 건물을) 발견하고 여기에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장소 섭외를 위해 지방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런 부분들을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다"며, 제작진의 노력과 의도가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서울=뉴시스]배우 이규회가 19일 열린 JTBC 금토극 '괴물'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JTBC 제공) 2021.03.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이규회가 19일 열린 JTBC 금토극 '괴물'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JTBC 제공) 2021.03.19. [email protected]

배우 김신록과 이규회는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제대로 얼굴 도장을 찍었다. 심 PD는 연쇄살인마 강진묵 역을 맡은 이규회를 찾기 위해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살인자였음을 들키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동네형 같으면서도 살기가 있는 이중적인 느낌을 줘야 했어요. 근데 선배님을 만나봤을 때 정말 그런 배우시더라구요.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계셨어요. 주연배우만큼이나 굉장히 오랫동안 찾았던 배우죠."

그는 어려운 장르일 수 있는 스릴러를 성공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주변에 조언도 많이 구하고, 앞선 스릴러 작품인 '비밀의 숲', '시그널' 을 반복해 보며 분석했다.

심 PD는 "제 주위의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이, 단서 등을 던져 놓고 회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한국적인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며 "결국에는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부분들 때문에 시청자들이 '비밀의 숲'이나 '시그널' 같은 작품들을 좋아했던 것 같더라.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어떻게 맞추는지 참고했다"고 말했다.

'괴물'은 5월13일에 열리는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그는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최근 여성 감독들의 장르물 제작이 늘어나는 것 같다는 말에는 "남녀의 (구분으로) 생각을 하기보다 주목받을 젊은 감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 신구세대가 어우러져서 작품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심나연 감독(사진=JTBC 제공)2021.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나연 감독(사진=JTBC 제공)2021.04.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가 생각하는 이 드라마의 주제는 무엇일까?

"(일부 사람들은) 내가 저지른 실수가 아주 작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덮으면 덮어질 거라고 생각하죠. 그게 나중에 스노우볼처럼 커져서 그를 괴물로 만드는 것 같아요. 비겁하게 사는 거죠. 범법을 저지르고 사는 것, 남들이 하지 말라는 것을 한 후 이를 덮고 살면 나중에 큰 괴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잘못한 것은 반성하고, 사회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생가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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