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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이어 얀센 백신도…혈전증 원인 지목된 아데노바이러스

등록 2021.04.15 16: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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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얀센 백신 모두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로 사용

미국·유럽서 혈소판 감소하는 희귀 혈전증 사례 보고

"아데노바이러스가 과잉 면역 반응 일으켰을 가능성"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차려진 서울시 1호 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2021.03.1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차려진 서울시 1호 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2021.03.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희귀 혈전증 사례가 보고된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벡터)로 사용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아데노바이러스가 과잉 면역반응을 유발해 혈전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목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백신이 유발하는 혈전증의 위험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어 우리 정부의 대응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두 백신은 인체에 해를 주지 않도록 처리한 바이러스(벡터)에 코로나19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유전자를 넣어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가면 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를 읽은 뒤 항원 단백질을 합성하고, 이 항원 단백질이 코로나19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두 백신은 모두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지만 AZ 백신은 침팬지의 아데노바이러스를, 얀센 백신은 사람의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한다는 점만 다르다.

공교롭게도 두 백신에서 모두 접종 후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희귀 혈전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유럽의약품청(EMA)에 따르면 현재까지 영국에서 AZ 백신 접종 3400만건 중 뇌정맥동혈전증은 169건, 내장정맥혈전증은 53건이 보고됐다. 독일과 노르웨이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희귀 혈전증 발생 사례가 나왔다.

또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680만명에게 얀센 백신이 접종됐고 이 중 6건의 희귀 혈전증 사례가 보고됐다. AZ 백신 접종자들에서 관찰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뇌정맥동혈전증(CVST)이었다.

전문가들은 두 백신이 전달체로 사용한 아데노바이러스가 사람의 몸속에서 과잉 면역 반응을 일으켜 혈전증 부작용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벡터는 다른 연구에서도 자가면역질환 등의 사례가 있었다"며 "아데노바이러스가 과다 면역반응을 일으켜 혈소판을 응집시키는 항체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혈소판이 응집되니 혈소판 감소증으로 출혈이 되는 것이고 조기에 항응고제를 쓰더라도 치사율이 높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AP/뉴시스] 존슨앤존슨 사가 2020년 9월 제공한 자회사 얀센 개발 코로나 19 백신 시제품. 29일 면역 기제 발동을 통한 예방효율이 전세계 평균 66%, 미국 경우 72%로 발표되었다. 2021. 1. 29.

[AP/뉴시스] 존슨앤존슨 사가 2020년 9월 제공한 자회사 얀센 개발 코로나 19 백신 시제품. 29일 면역 기제 발동을 통한 예방효율이 전세계 평균 66%, 미국 경우 72%로 발표되었다. 2021. 1. 29.



과잉 면역 반응으로 혈소판이 감소하고 혈전이 생기는 다른 사례들도 있다. 헤파린 유도 혈소판감소증(HIT)과 파종성혈관내응고(DIC)가 대표적인다.

항응고제인 혈소판을 투여하면 드물게 이 약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혈소판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혈전을 만들고 혈소판은 감소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혈전 전문가는 "우리 면역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 여러 부작용이 올 수 있다"며 "면역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혈전이 생기면서 혈소판들이 달라붙는다. 혈소판이 소모되니까 수치가 뚝 떨어진다. 이런 현상을 파종성혈관내응고증이라고 부르는데, 이로 인해 뇌정맥혈전이 드물게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사람의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하는 얀센 백신보다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하는 AZ 백신이 혈전 관련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천 교수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는 사람에게 들어오지 않은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더 강력하게 응집할 수 있다"며 "얀센 백신은 (혈전 사례가) 100만명당 1명 가량 나오고 있지만 AZ는 10만명당 1명까지도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러스 벡터 방식을 사용하는 두 백신에서 희귀 혈전증 사례가 보고되자 접종을 중단하는 나라들도 늘고 있다.

미국은 얀센 백신의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안전성과 접종 대상 제한 필요성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일부 유럽 국가도 4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얀센 백신 접종을 연기했다. 또 AZ 백신의 경우 각국이 접종 연령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독일은 60세 이상, 프랑스는 55세 이상, 영국은 30세 이상에만 AZ 백신을 접종한다. 희귀 혈전증 발생 사례가 대부분 젊은 사람들에게서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7일 얀센 백신을 허가했지만 아직 수입이나 접종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얀센 측에 혈전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추가 조치 필요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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