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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루이비통 없어서 못 판다더니…백화점 매출 16년來 최대 증가

등록 2021.04.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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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백화점 매출액 62.7%↑…카드 승인액 최대

"재화 소비 등 소매판매 코로나19 이전 회복"

작년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국내 매출 2.4조

"코로나19 불확실성 커"…내수 회복 해석 경계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중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백화점 개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2020.05.1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 중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백화점 개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2020.05.1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국내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전염병 확산으로 억눌렸던 욕구가 소비로 이어지는 '보복 소비'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62.7% 증가했다. 이는 2005년 관련 지표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후 16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10월(2.4%) 반짝 상승한 이후 11월(-4.3%), 12월(-14.1%), 올해 1월(-6.7%)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 2월(39.5%)부터 오름세로 전환됐다.

카드 국내승인액도 관련 지표를 비교할 수 있는 2017년 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인 20.3% 늘었다. 지난해 12월 3.9% 쪼그라든 후 올해 1월 -2.0%로 감소 폭을 줄이더니 지난 2월(8.6%)부터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액은 21.1%로 지난해 11월(21.8%)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비스업 등 대면업종은 아직 회복 중이지만, 재화 소비 등 소매 판매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0.5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1월(104.8) 이후 처음 100을 넘겼다. 경제 상황, 전망 등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소비 흐름은 '명품 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실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침체기 때부터 국내 명품 업체들은 이미 '보복 소비'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3대장'인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한국법인은 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1조467억원)은 전년보다 33.4% 늘어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1519억원으로 1년 만에 177% 껑충 뛰었다. 에르메스코리아도 전년보다 16% 증가한 4190억원 매출액을 달성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정기세일에 들어간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내방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1.04.0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정기세일에 들어간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내방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1.04.04. [email protected]


'명품 소비' 흐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명품브랜드 샤넬이 이달 중 가격을 올린다는 소문이 돌자 국내 주요 백화점 매장 앞에는 '오픈런'(OpenRun·매장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가 바로 구매하는 방식)이 며칠간 지속되고 있다. 일부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없어서 못 사는' 품귀 현상까지 나오자 웃돈을 얹어 비싼 값에 사는 '리셀' 행위 등도 포착됐다.

최근 백화점 봄 정기세일과 맞물려 명품 소비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지난 2~4일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보다 121.5%나 증가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74%, 76.4%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증가세를 보였던 명품시장 매출이 백신 등 경제 회복 기대효과 등에 힘입어 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비 흐름은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4일 구인·구직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보복 소비'에 대해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 이상(38.3%)은 보복 소비를 한 경험이 있거나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보복 소비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우울감이 생겨 쇼핑으로 해소하기 위해서'(55.5%·복수 응답)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집콕 장기화로 제품 구매 욕구가 생겨서'(46.6%), '여가에 주로 인터넷 쇼핑을 하게 돼서'(31.5%) 등이 뒤따랐다.

소매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우리 경제를 "수출, 제조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내수 부진 완화'라는 표현을 꺼내든 건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다만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내수 회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투자 등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는 등 긍정적 흐름이 나타났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내수가 회복 흐름으로 돌아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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