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여의도 and]총리·장관·靑참모진 동시 교체…국정동력 회복 디딤돌 될까

등록 2021.04.18 17:08:4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5개 부처·靑정무수석 등 소폭 교체…'총리 카드' 앞당겨

김부겸 인준 후 내달 홍남기·은성수·김현수 교체될 듯

국회 가교 역할 총리·정무수석에 김부겸·이철희 '非文'

TK출신 총리 '통합' 메시지…전략통 수석으로 민심읽기

경제회복·백신, 한미회담·남북관계 등 국내·외 현안 산적

靑 "큰 덩어리 인적 쇄신 마쳐…과제 흔들림 없이 추진"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04.1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04.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총리와 5개 부처 장관, 청와대 참모진을 동시 교체했다. 임기를 1년여 앞둔 문 대통령이 이번 인적 쇄신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폭 개각에 '총리 교체' 카드 앞당겨…인적 쇄신 부각

당초 청와대는 지난주 초 청와대 참모진 교체와 개각을 단행한 뒤,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총리를 교체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은 늦추지 않으면서 '인적 쇄신'이라는 메시지를 주되, 후임 총리 낙점에도 시간을 갖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지난 11일부터 이란 방문 중이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은 대정부질문을 마친 다음날인 22일 총리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히고, 후임 지명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정 전 총리가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후 15일께 기류가 바뀌었다고 한다. 교체 장관이 5개 부처에 그치는 데다, 청와대 참모 개편 또한 정무수석과 사회수석 등으로 폭이 크지 않아 인적 쇄신이란 메시지를 주기엔 제한적이란 판단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대정부질문에 총리가 참석하지 않는다'는 야당의 반발을 예상하고서도 인사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총리 교체' 카드를 당겨 쓴 것이다.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수 농림축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위원장 등은 내달 김부겸 후보자의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의 후임으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당내 가교 역할에 나란히 '비문'…소통·통합 의지

이번 인사에서는 국회와의 가교 역할을 하는 총리와 정무수석 자리에 모두 '비문(非文)' 인물을 앉혔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인사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1.04.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1.04.18.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김부겸 총리 후보자 지명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임기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경제 전문가 출신 관리나, 여성 총리 등 두가지 선택지를 놓고 후임을 물색해왔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후보자 또한 일찌감치 후보군에 있었지만 후순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4·7 재보궐 선거 이후 기류가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가 '일방 통행'의 이미지가 강했던 여당과 청와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했던 만큼, 대구·경북 출신의 김 후보자 지명으로 통합과 소통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자도 지난 16일 처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협치와 포용, 국민통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을 중심으로 김 후보자에 대한 추천이 강했던 것으로 고려하면, 김 후보자의 발탁은 임기 말 예상되는 당청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대신 5개 부처 신임 장관들을 모두 관료 및 전문가 출신으로 배치하면서 균형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은 '친문'인 최재성(4선)과 강기정(3선) 등 전임 수석과 달리 비문에다 초선 의원 출신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전략통으로 인정을 받아온 점과 정치권에서 참모 생활을 오래한 점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는 전언이다. 이 수석은 김대중 정부의 청와대 행정관, 김한길 전 의원의 보좌관, 2016년 4월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철희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4.1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철희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4.16. [email protected]

이 수석은 지난 16일 취임 일성으로 "조금 다른 생각, 여러 가지 옵션을 대통령이 충분히 검토해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며 "4.7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헤아리고, 할말은 하고, 또 어떨 때는 아닌 것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참모, 헌신하는 참모가 되겠다"고 밝혔다. 정권 핵심 지지층인 '친문'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일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정무수석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정무수석 등 참모진 후보군에 이름이 여러번 올랐던 인물"이라며 "'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가 되겠다'는 말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본인 역할에 자신감이 있는 발언라고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임기 마지막 1년…낮아진 지지율 끌어올려 동력 회복할까

마지막 총리와 새로운 정무수석 임명 등으로 남은 임기의 대략적 진용을 갖춘 문 대통령은 앞으로 국정 과제 추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로 차질을 빚은 주택 공급 대책에 속도를 내고, 내수 진작 등 경제 회복에도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및 접종 계획의 이행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과제다.

국외적으로는 당장 오는 5월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있고,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가, 7월에는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일본 방문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물밑 노력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회복도 과제다. LH 사태 후 30% 초중반을 기록하던 지지율은, 지난 16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권 출범 후 최저치인 30%를 기록했다.(4월 3주차(13일~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 대상, 응답률 17%,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참고.)

청와대 한 관계자는 "임기 1년을 앞두고 큰 덩어리의 인적 쇄신은 한 셈"이라며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수습해 국정 추진 동력을 얻어 남은 정책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갈 일만 남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