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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드러낸 KIA '루키' 이의리 "오늘은 다 좋았어요"(종합)

등록 2021.04.22 23: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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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2회말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1.04.2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2회말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1.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슈퍼 루키'로 통하는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세 경기 만에 발톱을 드러냈다.

데뷔 첫 승과 연을 맺진 못했지만 '미래의 에이스감'이라는 평가가 괜히 흘러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은 충분히 입증했다.

이의리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삼진 5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1개로 막았다.

투구수 89개 중 스트라이크는 55개, 볼은 34개였다. 이의리는 최고 구속 149㎞에 이르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각도로 꺾이는 슬라이더, 낙차 큰 체인지업 등을 주무기로 .어렵지 않게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데뷔 후 가장 '슈퍼 루키'라는 명성에 가까운 하루였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고교 대표 좌완으로 꼽힌 이의리는 2차 지명으로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은 3억원.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이의리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이의리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⅔이닝 3피안타 2실점의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다. 동갑내기 김진욱(롯데)과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1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4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실점에 만족했다.

세 번째 등판에서 마주한 이는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 이의리는 긴장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졌다.

1회말 첫 타자 홍창기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이의리는 이형종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3번타자 김현수 타석 때 홍창기에게 2루 도루를 헌납했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의리는 경기 초반 빠른 공을 위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라모스, 유강남, 김민성이 들어선 2회에도 직구를 앞세워 뜬공, 직선타, 삼진을 잡아냈다. 이의리는 3회 1사 후 정주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오지환과 홍창기를 범타로 돌려세우고 무실점 행진을 지속했다.

4회초 최형우의 솔로 홈런으로 리드를 안은 채 맞이한 4회말 수비에서는 선두타자 이형종을 안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이의리는 과감한 투구로 김현수-라모스-유강남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모두 범타로 요리했다. 힘으로 몰아쳤던 초반과 달리 변화구의 비중을 끌어올린 것이 재미를 봤다.

이의리는 5회 2사 후 정주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정주현의 2루 도루에 스코어링 포지션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이의리는 신인답지 않게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 결과 오지환을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급한 불을 껐다.

타선이 추가점을 내줘 2-0으로 앞선 6회는 더욱 깔끔했다. LG가 자랑하는 테이블 세터 홍창기와 이형종이 이의리에게 삼진으로 돌아섰다. 두 선수 모두 직구가 아닌 변화구에 당했다.

7회에도 등판한 이의리는 1루수 터커의 몸을 날리는 호수비 덕분에 선두타자 라모스를 잡아냈다. 유강남을 외야 뜬공으로 요리하고 순항하던 이의리는 2사 후 김민성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 맞았다.

김민성은 이의리의 체인지업을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포로 연결했다. 스코어는 2-1 KIA의 리드.

이의리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이의리는 마운드를 방문한 투수 코치의 격려를 받고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3루측 관중석에 자리 잡은 KIA팬들은 미래를 함께 할 신인 투수의 씩씩한 투구에 박수로 화답했다.

KIA가 연장 접전 끝 3-2로 이겼지만 앞서 2-2 동점을 허용해 이의리의 승리는 없던 일이 됐다.

경기 후 만난 이의리는 "오늘은 다 좋았다"는 말로 하루를 정리했다.

빠른 공으로 윽박질렀던 초반 피칭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위주의 승부를 펼친 중반 이후를 두고 "사인대로 던졌다"고 소개한 이의리는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돼 아쉬웠다"고 곱씹었다.

김민성에게 홈런을 맞은 후 상황을 두고는 "더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더 던지다가) 주자가 나가면 다음 투수에게 안 좋은 상황이 연출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5회 2사 후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는 "승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던 이의리는 본연의 임무를 다했지만 선배들이 뒷문 단속에 실패하면서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뤘다.

그래도 팬들의 기립 박수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이의리는 "정말 좋았다. 다음에는 함성이 안 나올까봐 걱정도 된다"고 웃은 뒤 "(박수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아서 부담도 된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이의리가 정말 좋은 투구를 했다. 초반부터 직구 제구가 잘 됐고,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에는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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