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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글로벌로]유한양행, R&D 중심 신약 제약사로 변모

등록 2021.04.23 09: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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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신약 31호 폐암치료제 '렉라자' 글로벌 신약 가능성 높여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로 새로운 R&D 생태계 구축 나서

조욱제 대표, R&D 역량 강화·기반기술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유한양행이 100년 기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 1926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95주년을 맞는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유한 100년사를 창조하기 위해 기업의 미래 성장 발판을 다지며, 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 유한양행은 가장 중요한 미래성장 핵심 역량인 R&D 부문 투자를 계속 확대해 왔다. 2018~2020년 3년간 5건, 최대 4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의 성과를 창출했다.

그 바탕엔 R&D 집중 투자가 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R&D 투자금액은 2225억원이다. 2016년 864억원 대비 157%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 대비 13.7%다. 기술 수출로 인한 기술료 유입이 다시 R&D에 재투자돼 신약 성과를 이루는 R&D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유한양행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R&D 경쟁력을 최우선적으로 해, 미래 성장의 밑거름을 다질 계획이다.

올해는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신약 허가로 본격적인 국내 시판이 이뤄질 전망이다. 렉라자는 미국 얀센과의 협력을 통한 병용 글로벌 3상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신약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글로벌 신약 가능성 UP…31호 국산 신약 허가

3세대 돌연변이형 EGFR 억제 폐암치료제 렉라자는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총액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하고 공동 개발 중인 신약 물질이다. 학계와 증시 등에서 유력한 글로벌 신약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식약처에서 31호 국산 신약으로 3상 조건부 허가를 받아, 보험약가 등재 후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1차 치료제로 치료 범위 확대를 위한 다국가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얀센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글로벌 병용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허가로 1, 2세대 EGFR 표적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T790M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도입해 물질 최적화와 공정 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2021년 국내 허가를 받게 됐다.

임상연구를 주도한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는 “렉라자 국내 허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항종양 효과 및 안전성을 통해 우리나라 폐암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대안이 될 것이다. 또 글로벌 임상으로 전 세계 환자에 희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치명적인 암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폐암의 5년 생존율은 8.9%로 생존율이 매우 낮다. 2021년 폐암 환자수는 약 3만명으로 추정되고, 비소세포폐암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가운데 30~40%가 EGFR 변이 양성으로 진단된다. 이런 환자에 1~2세대 표적치료제를 사용하지만 환자 중 50~60%는 T790M 돌연변이에 의한 내성을 갖게 된다.

렉라자는 T790M 돌연변이 내성에 강한 3세대 표적치료제다. 특히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게도 우수한 효능 및 뛰어난 내약성을 보였다.

◇오픈 이노베이션 통한 연구개발 역량 확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결실 사례로 꼽힌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했다.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얀센에 수출했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최근 6년간 사업다각화와 바이오벤처 및 후보물질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투자한 곳이 34개사, 금액은 4000여 억원에 이른다. 이 중 바이오벤처에 2468억원을 투자해 단기간 내 신약개발 역량을 끌어올려 체질 개선에 힘 쏟았다.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30개로 늘어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로 이뤄져 있다.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은 도입된 기술이나 약물의 개발단계에 따라 유한의 강점인 효능·독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와 초기 임상연구 등 실질적인 개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가치를 높인 후 글로벌 기술 수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해외 기술수출 3년간 최대 4조원 규모

지난 2009년 국내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치료제 YH14618을 임상 2상 단계까지 개발한 다음,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 이전했다.

제넥신의 약효 지속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 YH25724를 2019년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했다.

또 미국 항체 신약전문 기업 소렌토사와 설립한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의 IMC-001은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로, 국내 최초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국내 항체 신약전문 벤처 앱클론과 공동연구 결과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C2101을 도출하기도 했다. 반면, 길리어드에 수출된 NASH 치료제 화합물은 유한의 자체 개발 과제로, 물질 발굴 능력을 보여줬다.

작년 8월엔 미국의 프로세사 파머슈티컬과 5000억원 규모의 ‘위장관 치료제’ 기술을 수출했다. 올해 3월에는 이뮨온시아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IMC-002를 중국 3D메디슨에 54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글로벌 산·학·연·병 R&D 생태계 구축…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확대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사진=유한양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유한양행은 전 세계로 플랫폼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두 곳에 법인(Yuhan USA 샌디에이고, 보스톤 법인)을 설립해 신규 기술 확보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2019년에는 호주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 빠른 시일 내 유럽을 목표로 전세계적인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이를 통해 확대된 플랫폼을 전 세계 지역별 특성별로 맞춤 적용해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약산업은 물론, 대학 등 연구기관, 바이오벤처, 실제 치료가 이뤄지는 병원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산·학·연·병 R&D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신약 창출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작년 9월 성균관대학교,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와 '산학융합 뇌질환 R&BD 생태계 구축 협력사업'을 체결했다. 성균관대학 자연과학캠퍼스 내에 'CNS 연구센터(가칭)' 설립을 추진하는 등 뇌질환 신약개발 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산학협력 R&BD 생태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2월에는 유한양행-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연구원-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와 신개념 치료기술 및 혁신신약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새롭게 유한양행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조욱제 사장은 "R&D 역량 강화와 기반기술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확대해 글로벌 혁신신약을 조기에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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