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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영화 첫 감독" 윤여정이 감사한 김기영은 누구?

등록 2021.04.28 10:18:59수정 2021.04.28 17: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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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화녀' 재개봉

[서울=뉴시스]영화 '화녀'. (사진 = 다자인소프트, 콘텐츠존 제공) 2021.04.23.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화녀'. (사진 = 다자인소프트, 콘텐츠존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김기영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나의 첫 번째 영화를 연출한 첫 감독님이다."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특별히 감사의 뜻을 밝힌 영화인은 고(故) 김기영(1919~1998) 감독이다.

1971년 김 감독이 연출한 '화녀'가 윤여정의 영화 데뷔작이다.감독의 눈에 띄어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윤여정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과 스페인 시체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촬영 당시 맨손으로 쥐를 잡는 연기를 불사하는 등 고생도 적지 않았다.

영화는 작곡가 부부의 집에 가정부로 들어간 명자가 복수를 한다는 내용으로 하녀의 불륜, 쥐약을 활용한 서스펜스 등 시대를 앞선 파격적인 스릴러 형식에 사회비판적인 메시지까지 담은 명작으로 회자된다.

24살이었던 윤여정은 살아있는 쥐를 소품으로 쓸 정도로 사실주의에 집착했던 김기영 감독을 다시 만나기 싫다고 할 정도로 싫어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열정과 진심을 이해했다고 말한다.
[서울=뉴시스] 영화 '화녀' 스틸. (사진=다자인소프트 제공) 2021.04.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화녀' 스틸. (사진=다자인소프트 제공) 2021.04.28 [email protected]



김 감독은 천재 감독이자 기묘한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동시에 얻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 역시 가장 위대한 한국 감독으로 망설임 없이 김기영을 꼽는다.

1955년 반공 영화 '주검의 상자'로 데뷔해 1984년 31번째 작품인 '육식동물'로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오랜 휴식 끝에 새 작품 '악녀'의 제작을 앞두고 1998년 2월6일 화재로 부인과 함께 사망했다.

김 감독은 2000년대 들어 후배감독들, 평단, 영화팬들에 의해 재평가되면서 한국영화계 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대표작인 '하녀'(1960)는 스코세이지(70) 감독이 이사장인 월드 시네마 파운데이션(WCF)이 빈곤국가 작품부터 복원한다는 원칙을 어기고 우선 복원대상으로 선정했을 만큼 세계 영화사의 고전 명작 반열에 올랐다.

윤여정이 출연한 '화녀'는 김 감독이 자신의 1960년 흑백영화 '하녀'를 직접 컬러판으로 각색해낸 작품이다. 훗날 임상수 감독이 칸에 들고 간 전도연 주연 동명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의 현대판 리메이크다.

윤여정은 이듬해에 다시 한번 김 감독의 '충녀'(1972)에 출연하며 '김기영의 배우'로 불렸다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소식에 과거 작품들도 주목을 받으면서, 이른바 '역주행 물살'을 타고 있다.

그의 영화 데뷔작인 화녀는 이번 주말 전국 36개 상영관에서 50년 만에 다시 개봉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다음 달 7일부터 영화 '충녀' '돈의맛' 등 윤여정 특별전을 개최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도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를 한데 모아 관객 몰이에 나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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