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배우로 빛나는 소리꾼 이자람의 연극 '오일'
[서울=뉴시스] 연극 '오일'. 2021.05.06. (사진 = 황선하 제공) [email protected]
연극 '오일'에서 배우 이자람의 입을 빌린 '메이'의 대사는 대한민국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 연극은 '사랑받는 사람'이 아닌, '살아남는 사람'이 되고자 치열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영국 극작가 엘라 힉슨이 '메이'와 '에이미'라는 두 모녀(母女)의 관계를 그린 서사시다. 1889년 영국의 콘월에서 출발해 1908년 영국의 식민지 페르시아, 1970년 햄스테드, 2021년 바그다드, 그리고 2051년, 다시 콘월로 되돌아가는 한 세기 톺아본다.
석유의 흥망성쇠 속에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고민하는 메이는 새로운 '여성 서사'를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연극 '오일'. 2021.05.06. (사진 = 황선하 제공) [email protected]
연극 '오일' 속 여성들은 전쟁·자본·남성들의 틈바구니에서 성공이 아닌 생존을, 쉼이 아닌 숨을 위해 불행과 무력을 감당하고 버티어낸다.
'석유 관련 이야기'는 주로 남성 중심이었다.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첩보전 영화 '007 언리미티드'(1999), 오일러시와 인간의 욕망을 엮은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2007) 등이 예다. '오일'은 거기에 반기를 드는 쾌감이 있다. 메이가 리비아의 석유를 둘러싼 정치·경제·국제 문제를 두고 남성들과 씨름할 때가 특히 그렇다.
[서울=뉴시스] 연극 '오일'. 2021.05.06. (사진 = 황선하 제공) [email protected]
'오일'은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한남동 더줌아트센터에서 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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