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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계투→임시 선발…차근차근 올라서는 양현종

등록 2021.05.07 07: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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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카우보이 모자 쓴 양현종. (사진 =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공식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우보이 모자 쓴 양현종. (사진 =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공식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두 차례 쇼케이스와 한 차례 실전 모두 성공적이었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목표를 향해 한 계단씩 올라서고 있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에게는 무척 의미있는 등판이었다. 양현종이 빅리그 선발 투수로 이름을 새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LB 입성을 보장 받지 못한 채 미국행 미행기에 몸을 실었던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마침내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콜업과 동시에 마운드에 선 양현종은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4.1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1일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강타선은 4.1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묶었다.

두 번의 롱 릴리프로 잠재력을 과시한 양현종은 마침내 미네소타전에서 찾아온 첫 선발 기회를 보기좋게 살렸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양현종은 아웃카운트 10개 중 8개로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역대 텍사스 투수 중 3⅓이닝 이하, 탈삼진 8개 이상이라는 기록을 남긴 이는 1980년 8월17일 대니 다윈에 이어 양현종이 두 번째다.

양현종이 초반 세 경기에서 보여준 최대 무기는 이닝 소화 능력이다. KBO리그 시절 양현종은 남부럽지 않은 이닝이터였다. 2015년부터는 5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다소 삐끗한 지난해에도 172.1이닝이나 마운드를 지켰다.

[알링턴=AP/뉴시스]텍사스 레인저스의 양현종이 2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와의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6회 투구하고 있다. 2021.04.27.

[알링턴=AP/뉴시스]텍사스 레인저스의 양현종이 26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와의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6회 투구하고 있다. 2021.04.27.

MLB 데뷔전부터 양현종은 팀이 요구대로 긴 이닝을 버텼다. 에인절스전 4⅓이닝은 1988년 9월17일 스티브 윌슨의 5⅓이닝에 이은 텍사스 역사상 구원 투수 데뷔전 최다 이닝 2위에 해당한다. 경기 후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양현종이 이렇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은 나도 놀라운 부분"이라고 말했을 정도.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구위가 떨어지면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없다. 양현종의 선전은 날선 체인지업과 맥을 같이 한다. 8명의 우타자가 등장한 미네소타전에서는 체인지업으로 8차례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기대 이상의 호투가 세 차례나 이어지면서 양현종에게 달린 '임시'라는 꼬리표가 떼어질 지도 관심사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밀린 텍사스는 선발진 재건이 절실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지금으로서는 양현종이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당장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미네소타전과 비슷한 기회는 1~2회 더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드워드 감독은 미네소타전 후 "양현종의 보직은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로 뛸 지, 롱릴리프를 유지할지는 알 수 없지만 더욱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무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보인다. 커브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양현종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와 달리 커브는 아직 실전에서 자유롭게 구사할 수준은 아니다. 미네소타전에서는 2개만 던졌다. 양현종은 "구종 하나를 더한다면 승부하기 쉬워질 것이다. 충분한 연습 후 커브를 던지면서 타자가 헷갈리는 피칭을 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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