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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심 스님 "연등회도 온라인으로...전 세계인 즐기는 문화죠"

등록 2021.05.09 06:00:00수정 2021.05.10 11: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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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연등행렬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

"유튜브 등 젊은층 참여 채널도 확대"

[서울=뉴시스]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 오심 스님.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 오심 스님.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는 한국의 21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면서 세계인의 문화유산이자 보편타당한 문화 유산이 됐지요."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 오심 스님은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에 대한 자부심이 누구보다 강하다.

최근 만난 오심 스님은 "기록에 고려 시대에 임금님이 밖에 나와서 등을 보았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절에서 탑돌이도 했던 이 행사가 계속 이어지고 규모도 커지면서 지금의 연등회가 정립됐다"고 소개했다.

연등회는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행사다. 지난해 12월16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는 당시 열린 제15차 회의에서 연등회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오심 스님은 "그때 자메이카에 가야 했는데 (코로나 19 확산으로) 가지 못했다"며 "고궁박물관에서 화상 회의로 진행됐다. 혹시나 화상으로 진행되면서 등재가 안 될까 봐 조마조마했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런데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바로 됐다"며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등재됐다는 말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020년 12월16일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제1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 참석한 이경훈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왼쪽부터),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 오심 스님.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20년 12월16일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제1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 참석한 이경훈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왼쪽부터),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 오심 스님.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email protected]


정부는 2018년 3월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2019년 등재신청서 양식 변경으로 수정신청서를 제출했다. 2020년 11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등재 권고 판정을 하면서 등재가 확실시됐다.

오심 스님은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특히 연등회가 가진 보편타당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리랑카, 베트남, 라오스에도 등이 있는데 탑돌이를 하거나 연등행렬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면서 "유네스코도 지방에서도 기쁘고 재미있게 했던 것을 중요하게 봤다. 대형 연등행렬을 전 세계인이 즐기는 것을 보면서 연등회가 보편타당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우리뿐만 아니고 전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라서 등재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연등행렬 주악비천 장엄등 행렬(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2.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등행렬 주악비천 장엄등 행렬(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2.15 [email protected]

'삼국사기'에도 기록된 연등회는 연등 법회와 연등 행렬, 회향 등으로 이뤄지며,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 차별 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라 때 시작해 고려 시대 국가 의례로 자리 잡았다. 고려 태조의 유훈으로 정월대보름마다 개최되기 시작했고, 현종 원년(1010년)에 2월 보름으로 날짜를 바꿔 고려왕조의 마지막까지 지속했다.

오늘날 전통연등회는 다양한 풍습을 담아 세 가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찰마다 행하는 불교행사로서 관불(灌佛)과 법요식, 연등회의 백미인 연등행렬, 대중이 참여하는 다양한 놀이마당이다. 특히 전통연등회의 여러 요소를 반영한 연등행렬은 세계인의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다.

오심 스님은 "부처님오신날 축하 화환처럼 등을 밝히지만 축하의 의미로만 등을 밝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등은 불빛을 의미하는데 천년의 어둠도 한순간 빛을 밝히면 세상이 환해진다는 말이 있다. 빛은 깨달음이고 불교는 지혜와 깨달음의 종교다. 수행해서 깨달아서 지혜롭게 잘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2019년 7월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문화부장 임명된 기념으로 촬영한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 오심 스님(왼쪽)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19년 7월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문화부장 임명된 기념으로 촬영한 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 오심 스님(왼쪽)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email protected]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열리는 대규모 연등 행렬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는다.

대신 이번 연등회는 전통등 전시회, 줌으로 진행되는 연등법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 온라인 연등행렬, 유튜브로 만나는 전통문화마당·공연마당 등 다채로운 온라인 행사들이 열린다.

오심 스님은 온라인 진행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요즘 유튜브 사용이 활성화되다 보니까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보고 있다는 점"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이 유튜브로 들어와 보면서 확산해 나가니까 우리끼리만 하던 행사가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행사가 됐다. 오히려 연등회가 페이스북 친구들과의 공통분모가 된다. 정말 연등회가 보편타당하게 전 세계가 다 보면서 같이 즐기는 문화가 되고 있다"고 밝은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박상희 연등회보존위원회 전문위원.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상희 연등회보존위원회 전문위원.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5.07. [email protected]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온라인 프로그램들을 통해 젊은 층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심 스님과 함께 자리한 박상희 전문위원은 "어른 중심으로 참여했던 연등 법회에 이번에는 젊은 층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채널과 함께 줌 활용에 익숙한 젊은 층이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전체가 모이기는 힘들지만, 방역 지침 내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메우고 내년 행사를 위해 준비하자 독려하고 있다"며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온라인으로라도 만나서 연대감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심 스님도 "한국 불교는 시대에 맞춰서 백성과 같이 살아왔던 생활 불교"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향후에도 연등회를 온라인으로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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