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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로 오인 쉬운 '강직성 척추염'…10년 새 52% 증가

등록 2021.05.07 09: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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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아파도 단순 디스크로 오인해 치료 시기 놓쳐

별다른 동작 없이 허리 자주 뻣뻣하고 아프면 의심

[서울=뉴시스] 강직성 척추염(왼쪽)은 정상 척추 보다 관절 없이 하나의 긴 뼈처럼 이어진 모습을 보여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라고도 부른다. (사진= 인천성모병원 제공) 2021.05.07

[서울=뉴시스] 강직성 척추염(왼쪽)은 정상 척추 보다 관절 없이 하나의 긴 뼈처럼 이어진 모습을 보여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라고도 부른다.
(사진= 인천성모병원 제공) 2021.05.0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10년 새 50% 넘게 증가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척추변형과 강직을 일으킬 수 있는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가 아파도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로 오인해 병을 키우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2010년 3만1802명에서 지난해 4만8294명으로 10년 새 약 52% 증가했다. 이 중 남성이 여성보다 약 2.5배 더 많은 3만4908명을 차지했다. 남성 중 40대가 27.4%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23.4%), 50대(17.9%), 20대(17.4%) 순이었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관절과 천장관절(엉치 엉덩 관절)에 염증이 생겨 통증과 강직감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특히 류머티스 인자가 음성인 ‘혈청음성 척추관절병증’이라는 질환군에서 가장 흔한 질환으로, 엉덩이의 천장관절과 척추관절을 침범해 척추 변형과 강직을 일으킬 수 있다. 유독 젊은층에게서도 흔히 나타나는 척추 질환이다.

초기 증상은 통증이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서 천천히 시작되고,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조조강직)이 동반된다. 움직이면 증상이 호전되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뻣뻣해진다. 증상이 생기고 수개월 안에 통증은 지속적으로 엉덩이 양쪽에서 느껴지고, 밤에 통증이 악화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하다.

김재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을 방치할 경우 척추의 상부로 점차 진행돼 척추 변형과 강직 현상이 나타나고, 일상적으로 몸을 앞이나 옆으로 구부리거나 뒤쪽으로 젖히는 동작이 어려워진다”며 “강직성 척추염을 관절 없이 하나의 긴 뼈처럼 이어진 모습을 빗대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 염증 질환으로 척추가 아닌 곳에 다른 질환을 야기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생기는 질환이 포도막염이고 건선, 장 염증으로 인한 설사, 혈변,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까지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확실히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HLA-B27'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HLA-B27 유전자가 양성이라고 해서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양성인 성인 1~2% 정도에서만 발병한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환경적 요인, 면역반응의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예방은 어렵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척추의 변형과 강직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허리가 아파도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 생리통 등으로 오인해 병을 키우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별다른 움직임이나 무리한 신체적 활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리와 골반 주변이 자주 뻣뻣하게 느껴지고 아프다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제로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된다. 약물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종양괴사인자(TNF)-알파 억제제'라는 생물학적 제제(생물체 유래 성분을 이용하거나 생물체 내에서 만든 물질을 함유한 주사제)로 치료한다. TNF-알파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TNF-알파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도록 돕는다.

김 교수는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을 반드시 병행하는 것이 좋다"면서 "관절의 운동 범위 내에서 꾸준한 스트레칭,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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