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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사 덮친 반도체대란…부품업체 84.6% "경영 애로 심화"(종합)

등록 2021.05.11 0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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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뉴시스]이종익 기자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아산공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산=뉴시스]이종익 기자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아산공장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수개월째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대다수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이용한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사들은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며 원가 상승과 감산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반도체와 관련없는 업체들 역시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며 덩달아 매출·생산 감소 상황을 맞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국내 완성차업체 1~3차 협력사인 부품업체 78곳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실시, 10일 발표한 긴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업체의 84.6%(66개사)가 반도체 수급과 이로 인한 완성차업체의 생산자질로 인해 경영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업체 중 직접 차량반도체를 취급하는 업체(21개사 응답)의 경우 90.5%가 최근 차량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부분 반도체 취급 부품사들은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한 차량 부품 생산 감소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이 10% 이내로 감소한 업체는 38.1%, 10~20% 감소한 업체는 33.3%, 20~30% 이내 감소한 업체는 9.5%로 나타났으며, 30% 이상 감소한 업체도 19.0%로 나타났다.

물량부족에 따른 차량반도체 가격 인상 역시 대부분의 반도체 취급 부품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이내 인상됐다"는 업체가 50.0%, "10~20% 인상됐다"는 업체는 33.3%로 나타났다. "20% 이상 인상됐다"는 업체도 16.7%였다.

이들 업체 중 경영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업체는 35.0%였고, "심각하다"고 답한 업체는 35.0%, "보통이다"라고 답한 업체는 업체는 30.0%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업체 중 38.1%는 반도체 구매 비용 지급과 상위 협력 업체로의 납품 대금 수령의 시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부품업체 중 23.9%는 납품 후 3개월 이내 대금 수령에 따른 반도체 구매비용 지급과 납품 대가 수령의 시차로 인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연합회는 "차량반도체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원활한 반도체 구매를 위해서는 NXP, 르네사스, 인피니온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게 정상가격 대비 10% 내외 오른 급행료 포함 대금을 신속히 지불해야 구매가 가능하나, 차량반도체를 다른 소재나 부품과 결합해 전장제품을 생산한 후 이를 자동차업계의 상위 협력사에 납품한 경우 대금 수령은 연쇄적 생산차질 등에 따른 업계 경영악화로 인해 대금 수령이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도체 미취급 부품사들의 경우 완성차업체들의 잇단 생산라인 가동 중단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반도체 미취급 부품사(57개사 응답)중 82.5%는 최근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에 따른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업체 중 부품 납품이 "10% 이내 감소했다"는 업체는 39.1%, "10~20% 감소했다"는 업체는 19.6%, "20~30% 이내 감소했다"는 업체는 30.4%로 나타났으며, "30% 이상 감소했다"는 업체도 10.9%였다.

부품 납품 감소로 경영여건이 "매우 심각하다"는 업체는 27.9%, "심각하다"는 업체는 39.5%, "보통이다"는 업체는 32.6%로 나타나, 업체들 중 약 70%의 경영여건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업체들은 반도 수급 또는 완성차 생산량 변동에 따른 일감 부족과 불규칙성에 대응하기 위해 조업시간 조정(47.4%), 조업시간 단축(30.8%), 일시적 조업 중단(6.4%)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업 단축 또는 중단에도 불구하고, 67.9%의 업체들은 근로자들에 대한 정상적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런 상황 등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심각하다는 업체도 조사업체 중 47.4%로 나타났다.

부품업계들 중 절반은 정부의 금융대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대출 프로그램 확대(41.8%) ▲대출 만기연장 (29.9%) ▲P-CBO 발행 확대 및 조건 완화(11.9%) 등을 요구했다. 특히 매출채권 담보대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업체들도 13.4%였다.

부품업체들들은 위기돌파를 위해 ▲고용안정기금 확대와 조건 완화(24.5%) ▲항공임 등 물류비 감면 지원(20.6%) ▲탄력근로제 한시적 확대 적용(19.4%) 등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실태조사에 이어 지난 6일 긴급회의를 열어 부품업계 지원책을 논의했다. 또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영애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산업부, 기재부, 금융위, 고용부 등 정부에 대책 마련을 건의키로 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에 이어 올해 차량반도체 수급차질로 인해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5~6월중 차량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다다를 우려에 대응해 부품업계를 위한 특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합회장은 "차량반도체 확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국제협력 노력은 물론 보증기관과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특별금융지원 프로그램 마련, 고용안정기금 확대, 법인세·관세의 납기 연장 혹은 감면 등 유동성 타개 대책도 조속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건의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반도체 부품 품귀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달 '반도체 보릿고개'를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가 필요한 사양들을 빼는 대신 가격을 인하해 주는 '마이너스 옵션', 반도체가 필요한 옵션을 빼면 차량을 빨리 출고해주는 시스템 등을 운영하며, 부품 관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7일 울산 포터라인을 휴업했으며, 셋째주부터 공장별 자재공급 상황에 따라 휴가 유무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재고현황을 체크하며 제네시스, 펠리세이드 등 인기제품과 스타리아 등 신제품에 부품을 몰아주는 식으로 생산 관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 역시 재고 관리에 안간힘을 쓰며 공장 휴업 여부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의 경우 부평2공장에 이어 이달부터 창원공장 가동률을 절반으로 낮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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