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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춤꾼' 이애주, 별세…이한열 영결식 '한풀이춤'

등록 2021.05.11 00: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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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서 춤으로 저항한 이애주 서울대 명예교수 겸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이 1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인은 지난해 말 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해왔다.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다섯 살 때부터 춤에 소질을 보였다. 1954년부터 1963년까지 김보남 선생, 1970년부터 1989년까지 한영숙 선생을 사사했다. 승무, 검무 등을 골고루 익혔고 학창시절 각종 대회에서 입상했다.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과와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동대학 문리대 국어국문학과에 재입학해 졸업했다. 1996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가 됐다.

그 해 서울대 교수로 부임, 26년간 서울대학교 사범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2013년 정년퇴직한 뒤 명예교수가 됐다. 한국전통춤회 예술감독, 한영숙춤보존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특히 1970년대 대학가 민중문화운동의 첫 세대로 통한다. 일제 용어로 통하는 '무용'보다 '춤'을 사용했다. 춤 공연에서 드물게 '판', '마당' 등의 말을 쓴 것도 그녀가 처음이다.

문화운동의 인연 덕에 1977년 연극 연출가 김민기·김석만·이상우 등이 활약한 연우무대의 개관공연에서 사물놀이 김덕수·이광수 등의 연주에 맞춰 '바람맞이' 춤을 추기도 했다.

1980~90년대엔 '민중의 한'을 춤사위로 풀어냈다. 1987년 6월 서울대에서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흰 베옷을 입고 '바람맞이' 춤을 췄다.

[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같은 해 7월 연세대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장례식장에선 '한풀이춤'을 췄다. 이 학교 정문에서 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재현하는 길닦음 춤도 펼쳤다.

이 열사가 사망한 뒤 대학로 연우극장에 올려졌던 시국 춤 공연 '바람맞이'도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다. 사물놀이 연주에 맞춰 춤꾼 이애주가 물고문, 불고문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이후 고인에겐 '민족춤꾼'이라는 수식이 따라다녔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경기도예술단의 역량을 집약할 수 있는 기본토대를 마련했다"면서 "평생 춤과 함께 해온 만큼, 전통춤 명맥을 잇는데 힘써온 경험을 쏟겠다는 일념으로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까지 오르는 열의를 보였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애주 이사장. 2021.05.10. (사진 = 경기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만해대상 수상(예술부문)(2003), 옥조근정훈장 대통령상(2013), 제7회 박헌봉 국악상(2017), 제1회 대한민국 전통춤 4대명무 한영숙상(2019) 등을 받았다.

고인과 시대를 함께한 원로들로 장례위원을 구성한다. 언니 이애령(재미), 동생 이애경(무용가), 제부 임진택(연출가) 등의 유족을 남겼다. 빈소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13일 오전. 02-2072-2010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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