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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손잡는 대형 은행들…빅테크와 협업 본격화되나

등록 2021.05.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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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스마트스토어 신용대출 추진

신한은행, 네이버부동산 전세대출 연계

자사 플랫폼 경쟁력 강화…전략 제각각

"파워플랫폼과 제휴 무조건 배제 아냐"

[서울=뉴시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제공) 2020.07.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제공) 2020.07.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네이버와 손잡고 대출 시장을 넓히는 대형 은행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라이선스 없이 기술력을 앞세워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빅테크(Bigtech)에 대한 견제는 여전하다. 다만 서로의 이해관계만 맞으면 언제든 협업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하반기 출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말 '소상공인 포용적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스마트스토어 전용 상품을 출시하면서 2금융권인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았다.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사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한 대출 심사를 직접 맡는 방식이었다.

다만 이번 우리은행과의 협업은 심사 주체가 우리은행이다. 은행에 있어 대출 심사는 외부에 노출하고 싶지 않은 고유 권한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SME 신용대출을 함께 추진할 금융사를 수소문했지만 2금융권인 미래에셋캐피탈과 가장 먼저 시작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네이버 손잡는 대형 은행들…빅테크와 협업 본격화되나

네이버파이낸셜은 1금융권이 온라인 중소상공인(SME) 전용상품을 내놓는 게 의미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사업자는 신용대출을 위한 업종 분류조차 없었던 상태다. 금융 이력이 없어 1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었던 우량사업자의 경우 매출 흐름, 반품률 등 네이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우리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방식은 논의 중이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미래에셋캐피탈과의 첫 협업은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직장인과 달리 하루아침에 폐업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은데, 아직 연체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평균 금리는 5.5%, 승인률은 40% 정도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도 적극적으로 협업 의사를 밝힐 수 있었다.

신한은행이 관심을 보인 건 신용대출보다 네이버부동산 플랫폼이다. 이달 중순부터 네이버부동산에 신한은행 전세자금대출이 연동되도록 추진한다. 전세 매물을 검색한 후 바로 한도, 금리 등을 확인하고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네이버페이 포인트 혜택 메뉴에 있는 신한 쏠(SOL) 전세대출 배너에서 참여 신청을 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5만원을 지급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다만 양사 협업이 배너 광고를 게시하는 수준이고, 네이버페이 연계 이벤트는 기간이 2개월 뿐이다. 전세대출에 한정한 건 신한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쏠에서 100% 비대면으로 대출이 가능해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각종 규제 때문이라도 전면 비대면 진행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전세대출은 우량 여신이기 때문에 신한은행이 영리한 선택을 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증부 여신인 데다 전세자금이라는 상환자금이 있어서 은행 입장에서는 전세대출이 우량 여신에 속한다"며 "그걸 시장점유율이 높은 네이버부동산과 연계하는 건 굉장히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모든 금융사와의 협력이 열려있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은행들의 빅테크에 대한 견제는 계속되고 있다. 금융 라이선스를 받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경계다.

국민은행은 여전히 자사 플랫폼을 키워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농협은행은 핀테크 대출비교 서비스에도 입점하지 않은 상태다. 하나은행은 대출비교 플랫폼에 자사 상품을 소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기술적인 제휴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종 업종과의 연계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게임회사인 넷마블과 제휴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국민은행은 무신사, 옥션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입점업체 전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신한은행도 음식 배달, 미술품 경매 등으로 플랫폼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와 같은 파워플랫폼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분명히 있고 서로 니즈만 맞다면 은행들도 제휴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접점이 있으면 하되 빅테크에 대한 견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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