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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청주 북이면 소각장-암 발생 증가 근거 제한적…사후관리 필요"

등록 2021.05.1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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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북이면 소각 시설 주민 건강영향조사' 설명회

다이옥신 등 기준 이내 배출…소변서 카드뮴 5.7배↑

"소각량 따른 암 발생률 증가 근거 부족…지속 관찰"

[청주=뉴시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일대 소각장에서 나오는 연기.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일대 소각장에서 나오는 연기.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소각시설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 결과 소각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과 암 발생 간 역학적 관련성을 명확하게 입증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대기와 토양에서 측정된 다이옥신, 카드뮴 등 유해물질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유의미하게 높지 않았다. 혈액암, 폐암 등 소각시설과 관련성이 높은 암 발생률도 증가하지 않았다.

다만, 잠복기가 10년 이상인 고형암 증가 여부를 조사하기에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고, 과거 노출 영향을 모두 살펴볼 수 없어 2017년 이후 암 발생률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는 13일 오전 충북 청주시 북이면 사무소에서 '북이면 소각시설 주변 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 주민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북이면 주민들은 소각시설 유해물질 때문에 건강피해를 입었다며 2019년 4월22일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했다. 환경부는 주민 대표, 지자체 추천 전문가, 청주시 공무원 등 13명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조사협의회를 구성해 조사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다이옥신 등 배출 기준 이내…혈액·소변서 카드뮴·PAHs 높아

2019년 8월 제28차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청원이 수용된 후 같은 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충북대 의과대학과 ㈜한국유로핀즈분석서비스가 각각 건강영향조사와 유해물질 분석을 진행했다.

북이면 일대에는 1999년 우진환경개발㈜의 소각시설이 처음 들어선 후 2001년 ㈜클렌코(구 진주산업), 2010년 ㈜다나에너지솔루션이 들어섰다. 3곳의 하루 총 소각용량은 1999년 15t에서 2017년 543.84t으로, 20여 년간 36배가 증가했다.

유해물질 배출원 조사 결과 다이옥신과 벤조(a)피렌 농도는 배출허용기준 대비 0.15~9.3% 수준으로 확인됐다. 카드뮴은 검출되지 않았다.

대기 중 다이옥신(0.025pg I-TEQ/S㎥)은 대기환경기준(0.6pg I-TEQ/S㎥)보다 낮았다. 다른 지역보다 카드뮴 농도가 높았지만, 다른 소각장 주변 평균 농도(0.019pg I-TEQ/S㎥)와 큰 차이가 없었다. 벤조(a)피렌(0.22ng I-TEQ/S㎥)과 카드뮴(0.0005㎍/S㎥) 농도는 다른 지역과 비슷했거나 높지만, 해외 기준치 이내였다.

주민들의 혈액 중 다이옥신 농도는 서울 지역 주민보다 39.5%가량 낮았다. 반면 카드뮴 농도,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대사체, 유전자 손상지표 등이 높게 나타났다.

소변 속 카드뮴 농도는 우리나라 성인 평균의 최대 5.7배로 높았다. PAHs 대사체 2-나프톨 농도와 유전자 손상지표는 대조군보다 각각 1.8배, 1.2배 높았다. 특히 카드뮴 농도와 유전자 손상지표는 소각시설과 거리가 가까운 주민일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러나 "카드뮴이 소각장 배출구에서 검출되지 않았고, 토양에서도 카드뮴 농도가 낮게 검출됐음을 고려하면 특정 영향 인자에 의한 것이라 결론짓기에는 과학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일대 건강영향조사 지역 현황. (사진=환경부 제공). 2021.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일대 건강영향조사 지역 현황. (사진=환경부 제공). 2021.05.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소각량 따른 암 발생률 근거 부족…"2017년 이후 사후관리 필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소각량 증가에 따른 암 발생률 증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이 지역의 암 발생률은 2000년부터 전국과 충북 지역 발생률보다 높았다.

성별 암 발생률은 남성의 경우 2011년까지 지속 증가했지만 2011년부터는 다른 지역 암 발생률 추이와 같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 2011년까지 지속 감소하고, 2017년까지 충북과 전국 추이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각시설과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진 비호지킨림프종 등 혈액암, 폐암 발생 증가는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암 잠복기(혈액암 5년·고형암 10년) 고려한 동일집단(코호트) 연구 결과 충북 보은·음성군 등 지역보다 남성에게서 담낭암 발생률이 2.63배, 여성에게서 신장암 발생률이 2.79배 높았다.

환경부는 지난 4월7일 민·관 합동조사협의회 논의를 거쳐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 역학적 관련성을 명확하게 입증할 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제한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조사 기간에 소각시설에서 배출된 다이옥신, 카드뮴 등 배출 수준과 거주지 주변 토양 농도 수준이 낮았다. 소각시설과 관련성이 높은 암종 증가와 소각량 증가에 따른 암 발생률 증가 간 관계도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소각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고형암 잠복기(10년)를 고려할 때 이번 조사만으로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과거 노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필요한 과거 유해물질 배출 수준과 환경농도 자료도 충분치 않았다.

환경부는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2017년 이후 암 발생률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면서 환경·건강 조사를 위한 사후관리를 제안했다.

박용규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소각시설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실시한 첫 번째 건강영향조사 사례"라며 "환경부는 청주시와 협의해 환경·건강 조사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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