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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분 바닥났다"…'반도체 보릿고개'에 멈춰서는 車산업

등록 2021.05.15 0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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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자동차산업이 심각한 '반도체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도체 부품을 많이 비축하고 있어 전세계적 셧다운 사태에서 비켜 있었지만 비축해뒀던 부품들이 지난달부터 대부분 소진되며 그야말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르면 7월 반도체 품귀사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 최악의 상황이 예상되는 5월과 6월이 문제다.

현대차는 지난 6~7일에는 계기판 관련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4공장 포터 생산라인을 멈춰세운데 이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울산3공장과, 5공장 일부 라인을 멈춰세운다.

현대차는 에어백 관련 반도체 공급 불안정으로 오는 17~18일 투싼과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5공장 52라인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3공장은 18일 하루 가동이 중단된다.

기아 역시 오는 17~18일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2공장을 휴업한다.

미국 제네럴모터스(GM)과 부품공급망을 공유하는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했고, 이달부터는 창원공장까지 가동률을 절반으로 낮춘 상태다.

업계는 반도체 부품을 구하러 반도체 부품에 웃돈을 지불하거나,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긴급하게 출장에 나서는 등 부품 수급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현대차는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의 일부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빨리 출고키로 했다. 기아 역시 일부 사양을 빼면 차량 가격을 낮춰주는 '마이너스 옵션'을 시행하는 등 반도체 수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대기 고객들에게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의 사과 서신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22일 콘퍼런스콜에서 이미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반도체 수급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5월 이후의 생산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5월에도 4월과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생산 조정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주우정 재경본부장 본부장(부사장)은 "한 달, 일주일, 하루씩 생산계획을 잡으며 상황에 대응, 생산 측면에서 현재까지는 어떻게든 사업계획을 따라잡았다"면서 "5월이 어렵고, 보릿고개"라고 말했다. 이어 "4월까지는 이전에 쌓아뒀던 재고 효과를 봤는데 그런 부분들도 거의 바닥나는 것이 5월"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잇따르면서 부품업계 역시 고통받고 있다. 반도체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물론 반도체와 전혀 관계없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공장 가동 중단이 이어지며 덩달아 감산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국내 완성차업체 1~3차 협력사인 부품업체 78곳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업체의 84.6%(66개사)가 반도체 수급과 이로 인한 완성차업체의 생산자질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연합회는 "차량반도체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원활한 반도체 구매를 위해서는 NXP, 르네사스, 인피니온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게 정상가격 대비 10% 내외 오른 급행료 포함 대금을 신속히 지불해야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특히, 5~6월중 차량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다다를 우려에 대응해 부품업계를 위한 특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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