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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현대차 반도체 협력…국익차원 결실 이뤄내야

등록 2021.05.16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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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현대차 반도체 협력…국익차원 결실 이뤄내야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삼성전자가 현대차와 최근 심화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위기에 대해 공동 대응키로 큰 틀의 방향을 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K-반도체 전략' 발표 후 "현재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핵심인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는 미들 테크(middle-tech, 중간기술) 수준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이 해당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미래차가 나오면 (미래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정부 관계자의 개인적 전망이 아니다. 실제 지난 13일 산업부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가진 바 있다.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 약속인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당면한 수급난을 즉각 해결하기 위해 손잡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차원에서 현대차 등과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장 손잡고 필요한 제품을 공동 생산하는건 아니지만, 미래지향적인 협력에 양사가 뜻을 같이 했다는 이야기다.

현재 삼성전자는 현대차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삼성전자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 말대로 현재의 차량용 반도체 위기에 양사가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은 양사가 손잡고 세계시장에 나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문제가 된 상황인 만큼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반도체 조달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차량용 배터리의 수익성이 낮아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전기차 규모가 커지고 자율주행 등 반도체 칩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에는 수익성이 좋아지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삼성과 현대차간 협업은 불가피하지 않을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전망처럼 삼성과 현대차가 합동으로 위기에 대응하게 되면 이는 경제·사회적으로 시사점이 적지 않다. 이례적으로 국내 재계 1, 2위사간 협력인데다, 양사의 최첨단 기술력을 감안하면 세계시장에서도 최고의 상품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양사 모두 '윈윈'을 이뤄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코리아' 브랜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주요 그룹간 기술 유출 등의 시비로 송사가 끊이지 않았고, 볼썽 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곤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삼성-현대차의 맞손 소식은 여러 의미에서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양사의 협력이 국익차원의 결실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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