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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장,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예방…"南北 동시 방문" 제안

등록 2021.05.23 10:00:00수정 2021.05.23 15: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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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장, 러시아 첫 일정으로 키릴 총대주교 예방

키릴 총대주교, 한국 내 종교등록·성당 건립 요청

박 의장 "남북 화해 노력에 경의"…지원 적극 검토

[모스크바=뉴시스]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예방했다. (사진: 러시아정교회 제공) 2021.05.22

[모스크바=뉴시스]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예방했다. (사진: 러시아정교회 제공) 2021.05.22

[모스크바=뉴시스] 박준호 기자 =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예방하고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서 러시아정교회의 역할과 한국 내 종교활동 지원 등을 논의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구세주 성당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가진 면담에서 박 의장은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애써주시는 총대주교님께 경의를 표한다"며 "코로나가 진정되는 대로 남북한을 동시 방문해주신다면 남북한 화해와 평화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방문 추진을 정중히 요청했다.

이에 키릴 총대주교는 "언제가 북한 러시아정교회 성당과 한국에 생길 성당이 남북통일에 있어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길 희망하고 기도한다"며 "제가 북한을 방문해 북한 지도부와 만나 평양 성당에서 예배를 주례하는데 있어서 북한 지도부의 초대장과 허가를 위임받은 바 있다. 한반도를 방문하게 되면 논리적으로 북한에 이어서 한국도 방문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이날 면담자리에서 "러시아정교회는 천 년 이상 러시아인들의 통합과 구심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 상황에서 러시아인들에게 위안과 안정을 주고 있다고 느낀다"고 평가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정교회는 약 120년 전 한반도에 알리게 되었지만 정치적인 요소로 피해를 입었고, 당시 사제들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거나 한국을 방문하는 러시아 신자들이 대외적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정교회 대한교구가 한국에서 종교적인 단체로 등록되고, 옛날에 정치적인 이유로 없어진 성당을 서울에서 다시 지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이에 박 의장은 "종교단체 등록의 문제는 큰 문제 없이 순조롭게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나라라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성당 건설에 관해서는, 역사와 정치적 이유로 어려움을 겪은 것에 대해 저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제가 검토해본 바 성당 부지를 정부가 제공하는 것은 법적으로 안 되지만 싱가포르처럼 문화원을 설립하고 문화원 부지에 성당을 건립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평양에 우리 성당이 건설됐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정교회 성당이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희망을 이야기한 바 있다. 저도 언젠가, 평화적인 통일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면서 "한국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민족의 번영이 이뤄지길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뉴시스]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예방했다. (사진: 러시아정교회 제공) 2021.05.22

[모스크바=뉴시스]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예방했다. (사진: 러시아정교회 제공) 2021.05.22

박 의장은 이날 구세주 성당 방명록에 '세계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적었다.

박 의장은 키릴 총대주교의 저서 '자유와 책임' 한국어판에 친밀 서명과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자유와 책임'은 키릴 총대주교가 1987년부터 2008년까지 쓴 언론 기고문·인터뷰, 연설문 등을 엮은 책으로 세계 각국에서 번역 출판됐다. 키릴 총대주교도 친필 서명과 메시지를 담은 원저서를 박 의장에 건넸다.

이날 예방에는 이석배 주러시아 한국대사, 러시아정교회 세르게이 싱가포르 동남아시아 교구장, 페트롭스키 총대주교 대외담당 비서관, 슬루츠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4박5일 간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 의장은 모스크바 현지에서 상·하원 의장 등과 면담을 마친 뒤 오는 26일 체코 공식 방문으로 순방 일정을 이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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