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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런던 패션계 미친 비주얼·뒷심은 부족…디즈니 '크루엘라'

등록 2021.05.26 17:00:00수정 2021.05.28 15: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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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크루엘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 코리아 제공) 2021.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크루엘라' 스틸. (사진=월트디즈니 코리아 제공) 2021.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시크한 흑백 헤어에 짙은 화장, 매끈한 질감이 돋보이는 가죽 셔츠를 입은 디자이너가 작정한 듯 런던 패션쇼를 발칵 뒤집는다. 파격 아이콘이라 칭할 만큼 비주얼은 강렬하고 행동은 거침이 없다.

그런 그의 앞에 금색 계열의 값비싼 명품을 휘감은 중년 디자이너가 막아선다. 런던 패션계의 절대적 권력자인 '남작 부인'이다.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와 연관된 실사 영화다. 재능은 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에스텔라'가 남작 부인을 만나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서 런던 패션계를 주름잡는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캐릭터의 힘과 인물들의 팽팽한 대립 구도가 극을 떠받든다. 크루엘라는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중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빌런이라 부를만하다. 반항적이지만 대담하고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로 화려하고 패셔너블하며 약간 미친 것 같은 강렬한 모습은 관객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그렇다고 자극적인 설정과 장면들로 영화 전반을 채우지는 않는다. 누구나 마음속에 있는 양면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삶의 다양한 면에 따라 발현되는 모습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크루엘리가 어릴 땐 어땠는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등 코믹북의 캐릭터들처럼 오리진 스토리로 접근했다. 극 후반에는 진정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깨어나는 변화의 과정까지 담아내 감정의 폭도 깊다.

에너지가 다른 '크루엘라'와 '남작 부인'의 대결은 관전 포인트다.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두 사람이 정면으로 맞붙는 장면은 불꽃이 타닥타닥 튄다. 남작 부인에게 순종적이었던 에스텔라가 크루엘라로 변모하며 그에게 위협적인 상대가 되는데 두 사람이 점점 동등해지는 변화 과정도 흥미롭다.

강렬한 캐릭터, 배우들의 앙상블에 비해 이야기는 뒷심이 부족하다. 다소 과장된 인물 묘사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고 변화해가는 ‘크루엘라'에 온전히 공감하는 게 쉽지는 않다. 코믹 요소를 곳곳에 넣은 연출 스타일과 강렬한 펑크 록 등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영화 '라라랜드'로 유명한 엠마 스톤은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일궜다. '에스텔라'가 '크루엘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입체적이고 생생히 그려내며 영화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디즈니 라이브 액션 사상 동화 속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의 중심이었던 1970년대 런던의 특이하고 멋진 트렌드를 구현해 볼거리는 풍성하다.

미국에서는 극장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동시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26일 극장 개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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