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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 국호, 인민의 영원한 긍지"…美 DPRK 표현 화답

등록 2021.05.30 07: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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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강조

바이든 美 정부, 공식 명칭 DPRK로 결정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궐기모임 진행. 2021.05.30.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궐기모임 진행. 2021.05.30.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영문 명칭을 'North Korea'가 아닌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정하자 북한이 국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내보내며 우회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호재가 될지 주목된다.

북한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은 30일 '공화국공민의 높은 영예와 긍지'라는 기사에서 "우리의 국호, 그것은 절세위인들께서 안겨주신 우리 인민의 영원한 긍지이고 높은 영예"라며 "그 영예와 긍지를 깊이 간직하고 우리 인민은 존엄높은 공화국의 공민으로서 애국의 열정을 남김없이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우리의 과학자들은 세계적인 두뇌전, 탐구전에서의 자랑찬 성과로써, 우리의 근로자들은 자기 일터에서 힘과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가며 우리의 국호를 온 세상에 높이 떠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국호를 제정함에 있어서 철두철미 주체적 립장(입장), 인민적 립장에 서신 어버이수령님의 철석같은 신념과 의지에 의하여 새로 창건될 국가의 이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제정되게 되었다"며 김일성 주석에 의해 명칭이 정해졌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제8차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강습 진행. 2021.05.30.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제8차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강습 진행. 2021.05.30.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신문은 "나라마다 자기의 국호가 있고 나름대로의 긍지가 있다. 아무리 심오한 뜻과 력사적(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국호라고 해도 그것을 지켜주고 빛내여주는(빛내주는) 위인을 모시지 못한다면 인민의 가슴속에 긍지가 아니라 뼈아픈 상처를 남기게 된다"며 국호 사용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과 연결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매 공민들을 하나의 지향, 애국의 마음으로 단합시켜주는 우리의 국호"라며 "우리 인민은 존엄높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공민된 영예와 긍지를 심장깊이 간직하고 이 땅우(위)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강국을 기어이 일떠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라는 명칭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바이든 정부가 최근 북한을 'DPRK'로 부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 정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성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하며 영문 직책을 'Special Envoy for the DPRK'로 적었다. 북한이 주장하는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문 약어인 'DPRK'를 쓴 것이다.

[서울=뉴시스] 북한 시내 모습. 2021.05.30.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시내 모습. 2021.05.30. (사진=노동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는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겸임한 대북특별대표에 'DPRK'가 아닌 'North Korea'가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북한 핵·미사일 계획이란 문구에 'DPRK'가 활용됐다. 미 국무부는 정상회담 후 'DPRK'를 북한 공식 명칭으로 쓰겠다는 점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바이든 정부가 협상 상대로서 북한 정권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기 위해 이런 표현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이런 태도 변화 속에 북한이 매체를 통해 국호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미측에 우회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scchoo@newsis.com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email protected]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의도가 다른 데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인권 문제를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시켜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북한 주민을 가리키는 대목에서 여전히 'North Koreans'가 활용됐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앞으로도 인권 문제를 지속 거론하며 김정은 정권과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려 할 경우 북한 정권이 오히려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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