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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철 스님 "호국불교, 이젠 남북 간 소통 평화 통일 준비"

등록 2021.06.0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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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상설기구 운영

"금강산 신계사 복원 성과...템플스테이 시설 만들것"

"금강산 도보 순례길 준비...'108후원사찰' 후원자 모아"

[서울=뉴시스]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원철 스님 (사진 출처=원철 스님) 2021.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원철 스님 (사진 출처=원철 스님) 2021.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호국을 위해 정치인은 정치인의 역할이 있고 경제인은 경제인의 역할이 있고 언론인은 언론인의 역할이 있습니다. 물론 종교인은 종교인의 역할이 있고 불교는 불교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불교에서 호국은 사찰이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유산과 환경친화적 여건을 최대로 활용한 문화체험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오는 6일 현충일을 앞두고 불교사회연구소에서 만난 원철 스님은 현대 사회에서 호국 불교의 역할을 이렇게 해석했다.
 
원철 스님은 "코로나 19로 해외로 나갈 수 없어 국내여행이 대세가 되었다"며 "사찰이 템플스테이를 통한 명상프로그램 운영으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고 있고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숲 체험프로그램 운영으로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먹방시대'에 사찰음식을 통해 비건 건강식 식사 비만예방음식을 대중화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했다. 

사찰이 명상의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에 대해 전쟁에도 문화재를 지킨 승려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6월 호국보훈의 달 중 22일이 문화재지킴이의 날"이라며 "임진왜란 때 전주본 조선왕조실록을 내장산 내장사 용굴암으로 옮긴 날을 기념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승려들이 힘을 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우리가 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는 한 줄의 기록에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물인 많은 사극 드라마와 역사영화가 K-문화의 중요한 축이 됐다."
[서울=뉴시스] 불교사회연구소에서 발간된 호국불고 관련 서적들 (사진 출처=원철 스님) 2021.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불교사회연구소에서 발간된 호국불고 관련 서적들 (사진 출처=원철 스님) 2021.06.01. [email protected]

원철 스님은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조계종 불학연구소 소장, 조계종 포교연구실 실장을 역임했다. 한문불교경전과 선사들의 선어록 번역과 해설 작업 강의를 통해 고전의 현대화에 일조했다. 현재는 호국불교에 관한 자료 발굴, 세미나, 자료집 발간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원철 스님은 역사적으로 호국불교를 '지범개차(持犯開遮)'의 관점에서 보기를 제안했다.  '계율과 관련 사정이 달라지면 그 항목을 없애거나 적용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쟁의 역사 속에서 '불사생'(不殺生)과 호국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원철 스님은 "살생을 하지 말라는 불교계율에 국한된 윤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보편적인 덕목이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절대명제이긴 하지만 부득이한 예외적인 경우가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집단이기주의의 충돌, 다수에 의한 횡포, 공권력 집행의 정당성 등 그 사이에서 개인의 운신 폭은 넓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 모든 것이 합해진 전쟁 상황은 더욱 그렇다"며 "불교에서는 일찍이 계율에 대하여 '지범개차'라는 이름으로 운영의 묘를 살렸다. 지켜야 하지만 부득이하게 범해야 할 경우도 있기 마련이고 막아야 하지만 때로는 열어두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찌 보면 불교역사가 지역과 시대환경에 따른 지범개차의 역사라고 할 것"이라며 "호국불교도 그 연장선상에서 탄력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원철 스님 (사진 출처=원철 스님) 2021.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원철 스님 (사진 출처=원철 스님) 2021.06.01. [email protected]

호국불교는 이제 남북 간 소통을 통한 평화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31개 사찰 본사 가운데 5개가 북한에 있었다. 해방 이후에도 조선불교도연맹과 공동행사와 합동기원법회 등을 꾸준히 이어왔으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현재는 답보상태다.

원철 스님은 "조계종은 민족공동체추진본부라는 상설기구를 두고 남북교류에 역할과 기여를 다하고 있다"며 가시적 성과로 금강산 신계사 복원을 꼽았다. 이어 "복원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물자와 인력의 교류"라며 "남북한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았고 역사적인 업적"으로 평가했다.

"외래종교와는 달리 불교는 남북한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공유한 역사로 인하여 정서와 공감대가 비교적 넓다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신계사에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남북한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금강산 도보 순례길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길은 분단 전 금강산으로 갈 때 아침은 건봉사 점심은 조제암 저녁은 유점사에 먹던 대표적인 성지순례길이다. 남북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 '108후원사찰'과 후원자를 모으고 있다.

원철 스님은 "강원도 고성 건봉사에서 민통선 내 조제 암까지 도보 길을 만들고자 계획을 세웠고 지자체의 협조 아래 진행할 예정"이라며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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