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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수사' 예고에도 몸캠 계속한 김영준…나 잡아봐라?

등록 2021.06.13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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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1300여명 몸캠 유포한 김영준

언론에 노출된 후에도 범행 지속해

"판매수익이 가장 강한 동기였을 것"

범죄 심각성 인지조차 못했을 수도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남성들과 영상 통화를 하며 알몸인 모습을 녹화하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 김영준(29)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06.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남성 1300여명의 음란행위 등을 녹화 및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김영준(29)은 언론을 통해 자신의 범행이 '제2 n번방' 사건으로 불리던 상황에서도 소위 '몸캠'을 이어나갔던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영상 판매를 통한 수익 등이 위험한 범행을 지속시킨 요인이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1일 유치장에 입감돼있던 김영준을 검찰로 송치했다. 김영준은 채팅 어플 등에 여성 사진을 게시한 후 이를 보고 연락한 남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피해자들의 몸캠 영상 등을 녹화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김영준의 범행은 지난 4월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철저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이에 경찰도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영준은 보도가 나온 후인 4월 말부터 검거된 6월까지도 피해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통화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돈이 가장 큰 범행 동기였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는 채팅을 통해 확보한 영상물을 텔레그램 등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몸캠 영상은 화질과 길이, 등장인물 등의 특징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보고된다.

김현걸 한국사이버보안협회장은 "묶음으로 팔리는 저렴한 영상물의 경우 한 편당 수십원으로 계산되며, 인기를 끌만한 요소를 갖춘 경우 수십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영준은 보유하고 있었던 영상의 총 용량이 5.55TB(테라바이트)에 달할 정도로 큰 만큼 범행 기간 동안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범죄들은 생계 수단이 될 정도로 돈이 되기때문에 갑자기 그만두긴 어렵다"며 "범죄가 일종의 직업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오랜기간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범행을 '잘' 저질러왔다는 사실이 김영준의 위기의식을 낮췄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준은 2013년 11월부터 올해 6월께까지 약 7년7개월동안 몸캠을 녹화해왔지만 같은 혐의로 검거된 적은 없었다.

김 협회장은 "수사기관이 추적을 해도 잡히지 않을만한 구성을 진행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통해 거래하면 잡히지 않을 것이라 오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이다.

김영준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n번방 사건 등으로 인해 디지털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이전보다 커지긴 했으나 아직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모든 디지털성폭력자들이 엄벌이 됐던 게 아니지 않냐"며 "조주빈의 경우에도 항소심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요즘엔 그나마 몸캠 범죄가 수면 위로 올라오며 큰일이라는 인식이 퍼지고는 있다"면서도 "강도처럼 대면하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가해자들이) 심적으로 받는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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