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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여의도 문법' 파괴 행보 속 당안팎 견제도 본격화

등록 2021.06.14 17: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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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무 선거운동으로 당선→첫 출근길 '따릉이'로

첫 행보도 대전현충원·광주 방문 '파격' 이어가

이준석 "우리의 파격은 여의도 새 표준 될 것"

당 인선 파격 예고…김재원 공개 반발 목소리

민주 "국힘, 기존 입장과 다른 결정 기대" 압박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이준석 돌풍'으로 정치사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에도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현충원과 광주를 찾는가 하면, 14일 첫 회의에서 "우리의 파격은 여의도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며 정계에 '국민의힘발(發)' 파격적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 대표 체제가 출범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데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일부 반발 기류를 보이고 있어 '이준석표' 개혁의 길은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0선의 36세 당 대표'라는 헌정사에서 새 역사를 썼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캠프 사무실, 문자홍보, 지원차량이 없는 이른바 '3무(無)' 선거운동으로 화제를 모았고, 당 대표 취임 후 따릉이를 타고 국회에 출근해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나아가 14일에는 첫 외부 일정으로 천안함 피격 사건 희생장병 등이 안치된 대전현충원 묘역을 참배하며 '여의도 문법'을 깼다. 그동안 정치권 인사들은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순국선열과 전직 대통령들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는 게 관례였다.

현충원에서 곧바로 광주로 직행해 광주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것 역시 파격으로, 보수정당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호남을 찾는 것도 이 대표가 처음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취임 후 5·18 민주화묘지를 찾을 구상을 했으나 천안함 유가족들을 한번 더 뵙고 보수정당으로서 해야할 '도리'를 하는게 맞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기현 원내대표가 5·18민주화묘지를 찾은 바 있어 자신은 철거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는 것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로 돌아와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향후 정책에서도 파격을 이어갈 것임을 선언했다.

그는 회의에서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그릇이 돼야 하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언어가 돼야 한다"라면서 "오늘부터 행하는 우리의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회의실에 내건 백드롭(배경 현수막) 문구로도 '공존의힘으로 새로운 내일을'을 새겼다.

이 대표는 따릉이 출근이 화제가 된 점을 언급하면서 "공유자전거, 킥보드 등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이해 없이는 우리가 법을 만들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어렵다"라면서 "젊은 세대에게 이미 친숙하지만 주류 정치인에 외면 받았던 논제들을 적극 선점하고 다루겠다"라고  했다.

이는 정치 기득권 세력들이 경륜과 경험을 앞세우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과의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향후 국민의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안의 입법과 2030 세대가 요구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 대표가 첫 의총에서 "제가 조금의 전파력과 인지도가 있다면 의원님 한분 한분의 의정활동을 다 빛날 수 있게 소개하는 도구로서 쓰고 꼭 빛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한 발언도 이같은 맥락이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3.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인선에 있어서도 이미 또다른 '파격'을 예고한 상태다. 그는 당 대표에 당선된 직후 대변인 2명, 상근 부대변인 2명을 '토론배틀'로 선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력 위주의 기존 당직 인선 관행을 깨겠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이 외에도 경선 당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도입, 여성 청년 등 각종 할당제 폐지, 밀실공천 타파, 최고위원회의 운영 방식 교체 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당 내부의 반발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의원들과 사실상 첫 대면하는 자리인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의 중추는 의원들"이라며 "전대기간 동안 후보들이 치열하게 당을 위해 고민하는 동안 훌륭한 의정활동을 통해 뒷받침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개혁 작업과 당 지도부에 대한 신뢰도 주문했다.

그는 "대선을 앞둔 판에서는 오해할 만한 상황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그 속에서 의원들이 새 지도부에 신뢰를 가져주면 다른 당과 협상할 때도, 당 밖 다른 주자 이야기를 할 때도 중심을 잡고 협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 개혁과 관련해서도 "제가 후보로서 공약했던 걸 정책화하는 것도 지금부터 시작이다.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독단적이지 않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장 지도부 안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와 상당 기간 당내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최고위가 당의 중심이 되고 당무 결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라면서 "최고위에서 협의를 해야 하거나 결정해야할 많은 일이 사전에 다 공개되고 발표된다면 최고위가 아무런 역할도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 대표가 수석 대변인 등 일부 당직 인선을 사전에 발표한 것과, 공약 중 '최고위 공개'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민주당도 이 대표에 대해 즉각 견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를 향해 여야정 상설협의체 참여를 공식 요청하는가 하면 지도부들도  부동산 투기방지법, 언론개혁법 등의 처리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송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이나 부동산 안정 등 현안에 대해 국회에는 협력할 제도적 틀이 갖춰져 있다"라면서 "이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대해도 국민의힘이 기존 입장과 다른 전향적 결정이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우회적으로 이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반대를 위한 반대, 적대적 공생이라는 구시대적 문법을 탈피해서 큰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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