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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도 작곡상' 신동훈 "아바도 말러 레코딩 들으며 청년 시절 보내"

등록 2021.06.15 11: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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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얀 아카데미 후원재단 수여

비트만·만토바니 이어 6번째 수상

[서울=뉴시스] 작곡가 신동훈. 2021.06.14. (사진 = 작곡가 측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작곡가 신동훈. 2021.06.14. (사진 = 작곡가 측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작곡가 신동훈(37)이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클라우디오 아바도 작곡상'을 받는다.

베를린필의 상임 지휘자였던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를 기리기 위해 카라얀 아카데미 후원 재단이 수여한다. 시기를 따로 정해 놓지 않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젊은 작곡가에게 주어진다.

신 작곡가는 15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아바도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지휘자 중 하나이며 개인적으로 그의 말러 레코딩을 들으며 유년, 청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작곡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외르크 비트만(2006년 수상), 브루노 만토바니(2010년 수상) 등 쟁쟁한 작곡가들에 이어 역대 여섯 번째 수상자로 호명됐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저와 같은 또래의 젊은 작곡가들이 받을 수 있는 상 중 가장 큰 상 중 하나인데요, 이번에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번에 신 작곡가는 수상과 함께 첼로 협주곡을 위촉받았다. 해당 곡은 오는 2022년 5월 카라얀 아카데미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의 지휘로 카라얀 아카데미가 초연한다. 카라얀 아카데미 출신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첼리스트인 브루노 델레펠레어(32)가 협연자로 나선다.

신 작곡가는 첼로 협주곡을 '음악적 대화'에 맞춰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음악용어로 표현하자면 '대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첼로와 오케스트라와 나눌 수 있는 대화의 다양한 양상을 곡을 통해 표현하려 노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미 신 작곡가는 카라얀 아카데미와 인연이 있다. 지난 2019년에 신동훈의 챔버 오케스트라 곡 '쥐와 사람의(Of Rats and Men)'을 위촉, 페터 외트뵈시의 지휘로 초연했다.

카라얀 아카데미는 베를린필 전 상임지휘자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의 뜻으로 만들어진 베를린필의 산하 오케스트라다. 젊은 연주자들을 오디션으로 선발, 2년간 각종 연주기회가 주어진다.

베를린 필 수석 단원들로부터 레슨 기회도 있다. 현재 베를린필에서 활약 중인 비올리스트 박경민이 카라얀 아카데미 출신이다. 신 작곡가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할 델레펠레어도 카라얀 아카데미 출신이다.

신 작곡가는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영국 길드홀 음악연극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작곡가 조지 벤자민, 페터 외트뵈쉬, 진은숙 등을 사사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런던, 통영 국제 음악제, 스페인 국립 오케스트라 등과 작업했다. 현재 영국을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학위 과정 중에 있다.

신 작곡가는 "다른 문화권에서 프로페셔널로 살아간다는 것은 굳이 음악 분야가 아니더라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그 어려움 만큼 성취의 보람과 기쁨도 크다고 할 수 있다"고 긍정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고민이 크다. 예정돼 있던 중요 초연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어서 상황이 진정 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럼에도 신 작곡가는 차세대 작곡가답게 스케줄이 가득찼다.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밤베르크 심포니와 서울시향에서 공동위촉 한 오케스트라 곡이 내년 가을 LA에서 초연한다.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 그리스토프 바라티(Kristóf Baráti)를 위해 쓴 바이올린 협주곡도 내년 초연한다.

생황 주자인 우웨이, 아코디언 연주자 파스칼 콘테(Pascal Contet)를 위한 이중 협주곡, 베를린필 비올라 수석 아미하이 그로스(Amihai Grosz)를 위한 비올라 협주곡을 쓸 예정이다. 특히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2019년 위촉곡인 '카프카의 꿈'은 서울시향이 오는 10월 아시아권 최초로 연주한다.

"'카프카의 꿈'은 아르헨티나의 문호 보르헤스가 카프카를 주인공으로 쓴 '꿈'이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번 서울시향과 오스모 벤스케와 아시아 초연을 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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