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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청약 막차' 크래프톤…'따상' 가능할까?

등록 2021.06.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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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16일 증권신고서 제출

중복청약 가능한 마지막 대형IPO

희망 공모가 '45.8만~55.7만원'

장외시장 거래가와 맞먹는 가격

크래프톤 직원들 "너무 비싸다"

"공모주는 '따상' 인식 버려야"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중복청약이 가능한 진짜 마지막 대어로 떠오르면서 '따상'(공모가 두 배 상장 후 상한가 진입) 가능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7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크래프톤의 이번 상장을 위해 모집하는 공모주식 수는 1006만230주이며 1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45만8000원~55만7000원 사이다. 이번 공모자금은 최대 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앞서 금융위는 중복청약 또한 막기 위해 이달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부터는 중복청약을 금지했다. 크래프톤은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형 IPO로 언급되고 있다.

크래프톤의 대표작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와 '테라'다. 배틀그라운드는 크래프톤의 첫 작품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 이후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온 흥행작이다.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건을 넘기는 등 글로벌 IP(지적재산권) 게임이다.

공모 주식 수를 포함한 크래프톤의 총 상장 예정 주식 수는 총 5030만4070주다. 공모 희망가 최하단(45만8000원)을 적용해도 시가총액은 23조원가량이다. 이는 일본에 상장한 넥슨(약 23조원)과 비슷하고 코스피 상장 게임사 엔씨소프트(약 19조원)를 웃도는 수준으로, 상장을 통해 국내 대표 게임사 '3N'인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에 버금가는 기업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국내 대표 게임 3N을 뛰어넘는 가치가 예상되는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은 장외시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비상장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3월 중순 180만원대였던 가격이 액면분할 소식 등 상장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같은 달 23일 276만원으로 100만원가량 상승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거래가격이 높아지며 지난달 액면분할 전 300만5000원을 기록했다.

5대 1 액면분할 후에도 투자자들의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전날 크래프톤의 장외가격은 57만5000원으로 액면분할 전 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크래프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만큼 따상 가능 여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다만 희망 공모가가 너무 높다는 의견이다. 공모가가 높은 만큼 상장 후 가격 부담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40만~50만원이라는 가격 자체가 결코 싼 가격은 아닌 데다가 가격 산정을 위한 비교 대상 기업에 사업구조가 다른 월트디즈니나 워너뮤직그룹을 넣은 점도 의아하다"며 "동종업계인 넥슨은 막상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의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크래프톤 기업가치 평가에 총 7개의 비교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해당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통상적으로 상장 예정 기업의 가치 평가를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산정한 크래프톤의 PER은 7개 기업의 평균인 45.2배다. 넥슨의 PER은 12배다.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단순 게임뿐 아니라 영화·소설·웹툰·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벌이겠다는 사업 비전이 비교 대상 기업에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을 넣은 이유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610억원, 영업이익은 2272억원이다. 이익의 100%가 게임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순탄하더라도 주가가 급락할 우려도 있다. 크래프톤은 공모주식 중 20%인 201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일반청약자와 기관투자자 배정물량은 각각 251만~301만주, 553만~754만주다.

게임업계는 업계의 평균 근속연수는 3년6개월로 대기업의 평균 근속 연수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이직이 잦은 업계다. SK바이오팜처럼 우리사주를 매도하기 위한 직원들의 이탈도 우려 사항이다.

전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내 크래프톤 직원 게시판에서는 "공모가가 너무 비싸다"는 글들이 게재되기도 했다. 크래프톤 직원인 A씨는 "우리사주를 신청하긴 했는데 아직 가격과 대출 규모 등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게임업계 특성상 최적의 이직시기를 고민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인기 공모주들의 따상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형 공모주는 곧 '따상의 기회'라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공모주들에 대한 '따상'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어느 정도 바꿔야 한다. 따상이라는 건 드물게 나타나는 게 정상적이다"며 "SKIET도 공모가랑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현재 투자자들의 IPO이후의 주가 흐름에 주가 지나치게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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