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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모 연출 "유색 인종 배역, 분장 하지 않은 이유 있죠"

등록 2021.06.17 20:57:13수정 2021.06.17 20: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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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프레스콜

2017 퓰리처상 수상 작품..인종 편견 갈등도 담아

박상원·강명주·송인성 등 출연...명동예술극장서 18일 개막

[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노동을 상실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루고 있죠. 단지 경제활동 중단의 의미뿐만 아니라 한 인간의 사회적 활동을 파괴하고 공황 상태로 만들 수 있어요."

17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연극 '스웨트' 프레스콜에서 안경모 연출가는  "인간의 노동에 대한 가치가 점점 사라져가고, 경제적인 가치로만 폄하되고 있다"며 "이 작품은 한국 사회가 노동을 어떤 가치로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18일부터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은 2017 퓰리처상을 수상한 린 노티지의 화제작이다. 노동, 인종 차별, 성차별, 경제불평등 등 사회적 이슈가 총체적으로 담겼다.

미국 펜실베니아의 철강 산업 도시 '레딩'이 배경이다. 20년 넘게 기름밥을 함께 먹은 '신시아'와 '트레이시'는 생산라인을 벗어날 수 있는 관리직 모집 공고에 함께 지원한다.

이들에게 산업재해로 퇴직한 '스탠'이 운영하는 바(Bar)는 유일한 쉼터다. 하지만 신시아만이 관리직 승진을 하면서 서서히 이들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해 인건비를 줄이려 하고, 노조는 대항해 파업하게 된다.
[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email protected]

'스웨트'에는 흑백갈등은 물론 라틴계와의 갈등 등 인종차별 문제도 담고 있다.

안 연출가는 "한국 사회만큼 인종에 대한 편견이 강한 나라가 없는 것 같다"며 "이번 무대는 극 중 유색 인종의 배역이어도 처음부터 분장을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각 장면마다 인종에 대한 차별, 멸시를 자극하는 순간의 포인트를 잡아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애썼다"며 "나머지 부분은 굳이 인종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 인종의 구분 없이 보다가 주요한 순간에 차별을 받는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email protected]

당초 '스웨트'는 지난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공연을 진행하지 못하고, 온라인 극장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안 연출가는 "인물들에게 쉼터, 축제 같은 공간이 싸움터이자 전쟁터, 파괴의 공간으로 바뀌어가는 데 주목했다"며 "올해는 인물간 관계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스탠 역에는 배우 박상원이 합류했다.

박상원은 "지난해 모노드라마를 하면서 배우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게 너무 그리웠다. 이번 작품은 바텐더로 모든 배우들과 소통해 좋았다"며 "황폐화되는 도시와 함께 '우리'였던 관계가 반목하고 바뀌어가는데, 스탠은 바텐더로서 인물들을 포용하는 역할이다. 이 작품은 황폐함과 절망 속에 희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웨트'에서는 방송으로 많이 기억해주시는 기존의 박상원을 버리고 탈색시키려 노력했다. 포용하는 인물로 배도 퉁퉁하게 나오게 했고 수염도 붙여봤다. 바의 좁은 공간에 있는 만큼 이쑤시개를 갖고 놀기도 한다. 박상원에서 스탠으로 다가가기 위한 나름의 과정과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시 역은 강명주, 신시아 역은 송인성이 맡았다. 강명주는 "사실 트레이시가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노동에 자부심을 가졌던 사람이 그것이 사라졌을 때의 실망감, 좌절 등 공감되는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배우 박상원이 17일 열린 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프레스콜에서 답변하고 있다.(왼쪽부터) 안경모 연출가, 배우 강명주.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박상원이 17일 열린 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프레스콜에서 답변하고 있다.(왼쪽부터) 안경모 연출가, 배우 강명주.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06.17. [email protected]

송인성은 "캐릭터들이 굉장히 현실적인 인물들"이라고 했다.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고 인물의 머릿속과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게 하나의 키였다. 외적인 면에서는 특유의 헤어스타일이나 움직임을 해보려고 했다"며 "이 작품은 소통을 말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명동예술극장에서 7월18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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