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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투표 개시…'원리주의 성향' 라이시 유력

등록 2021.06.18 15: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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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후보가 18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투표 결과가 19일 오전쯤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라이시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21.06.18.

[테헤란=AP/뉴시스]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후보가 18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투표 결과가 19일 오전쯤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라이시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21.06.1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제13대 이란 대통령 선거가 18일 오전 7시(현지시간) 시작됐다고 관영 IRNA통신과 국영 프레스TV 등이 보도했다.

이란 내무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번 대선 유권자는 5931만307명(재외 350만명 포함)이다. 투표는 이란 현지 7만2000여 투표소는 물론 133개국 234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선은 지방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과 함께 치러진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당국은 필요시 투표를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할 수 있다. 투표가 끝나면 개표가 바로 진행되며 대통령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결과가 19일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과반 득표가 필요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으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 2명을 두고 결선 투표를 하게 된다.

대선 최종 후보는 개혁주의 성향인 압돌나세르 헴마티와 원리주의 성향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모센 레자에이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하셰미 등 4명이다.

현지 언론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강경파 성직자 겸 사법부 수장 라이시(60)의 당선을 점치고 있다.

라이시는 '강력한 이란을 위한 대중정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패와 경제난 해결의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1980년대 정치범 대량 학살에 관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서방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원리주의자다.

라이시 독주 배경에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꼽힌다. 로하니 대통령은 원리주의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체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제재가 복원되면서 약속했던 경제난 극복을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미국 공영 NPR은 일부 이란인은 이란 중앙은행 총재 출신 직업 관료 헴마티(64)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개혁주의와 원리주의를 아우르는 포용성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아래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구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프레스TV가 공개한 최종 여론조사에서는 라이시가 57.3%로 1위를 달렸고 국정조정위원회 위원장인 레자에이가 5.8%, 헤마티가 2.8%, 이란 의회 부의장인 가지자데-하셰미가 2.2%로 그뒤를 이었다. 부동층은 18.3%다.

이란 언론은 이번 대선이 투표율이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란 반관영 ISNA통신 산하 여론조사기관 ISPA는 36~42%를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대선 73%에 반절 수준이다.

BBC에 따르면 이란 일부 반체제 인사들과 개혁주의자들은 헌법수호위원회가 개혁주의 후보 다수를 실격시킨 것을 이유로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다. NPR은 라이시의 승리가 유력해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가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오전 7시20분께 투표를 마쳤다. 그는 "불만이 있더라도 투표를 피해서는 안된다"며 "이는 여러분의 나라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란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이란 행정을 총괄하고 국무위원 임명권, 외국과 조약 체결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국가안보와 외교 정책의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있다.

이란 대선 결과에 따라 JCPOA의 운명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정치범 처형에 관여한 라이시의 당선은 이란과 협상에 대한 미국 정계의 비판을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NPR은 하메네이가 JCPOA를 지지하고 있고 이란 관리들은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는 오는 8월 이전 JCPOA 복원 협상 타결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JCPOA 복원 협상이 대선 결과와 별개로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지침에 따라 독립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라이시는 지난 12일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JCPOA 복원을 천명했다. 다만 그는 경쟁자인 헴마티에게 "당신에 의해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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