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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치선언 시점·장소·첫 행선지 선택 놓고 '고심'

등록 2021.06.23 16: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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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선언 27일 유력→6末7初 조율중

"막판에 정하려 해…옵션 놓고 고민중"

"사무실 위치 광화문 100% 확정 아냐"

대형이벤트 치르기엔 '약체' 캠프 한계

7월2일 장모 재판도 염두에 뒀을 수도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으로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으로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양소리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선언과 관련해 캠프 측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는데도 윤 전 총장 측은 정치선언 시점, 장소, 선언문 내용 등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중이다.

당초 이동훈 전 대변인 체제의 윤석열 캠프는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일을 이달 27일로 유력하게 검토했다. 27일이 일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늦더라도 하루 이틀 후 윤 전 총장이 정치 선언을 하고 1~2주간 민생투어를 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대변인 사퇴 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상록 대변인은 23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날짜가 27일로 정해진 사실이 없고, 현재 6월말~7월초 사이에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22일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최지현 부대변인은 "막판에 정하려 하고 있다. 날짜를 최대한 빨리 정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공보라인의 입장을 종합하면 27일에서 짧으면 2~3일 후, 길면 1주일 가량 지난 후에나 윤 전 총장의 대권 선언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소도 '미정'이다.  최 부대변인은 '정치 선언 장소를 어디로 고려하고 있나. 지방도 포함되나'라는 질문에 "옵션들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선언 후 진행하게 될 첫 민심투어 지역도 확정되지 않았다.

첫 행선지로 광주와 군산 등 호남지역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22일 나오자 캠프 측은 "대선 출마 선언 뒤 1~2주 전국을 도는 일정을 짜고 있다"면서도 "첫 방문 장소로는 여러 장소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캠프 사무실 위치를 놓고도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초 광화문 이마 빌딩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측은 그러나 "광화문이 유력 선택지 중 하나인데 100% 확정은 아니다"라면서 "여의도도 완전히 없어진 옵션이 아니다. 서너곳을 두고 조율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캠프 측이 이처럼 등판 시기 등에 대해 모호한 메시지를 내면서 뜸들이기로 일관하는 배경을 두고도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대권 선언'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치르기에는 규모나 인력 구성 면에서 캠프가 빈약한데다,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캠프는 지난달 5명 이하의 소수로 꾸려졌다.  이달 들어 정책 분야를 맡을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과 최 부대변인이 추가로 인선됐다.

정치권에서는 현실적으로 윤 전 총장이 캠프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관여하는 건 불가능한 만큼 당으로 치면 사무총장 역할을 할 사람을 컨트롤타워로 두고 전략과 내부 이견 조율 등 캠프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한다, 아니다 이런걸 떠나 앞으로 일정은 이렇다 이런 얘기를 국민들에게 언론에 밝혀주고 해야지 이 말하고 저 말하고 이렇게 해서는 국민들도 불안하다"라고 지적했다.

X파일 실체를 거론해 논란을 빚은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 역시 TBS라디오에서 "캠프의 대응방식, 수준, 인력의 능력, 이런 것 봤을 땐 제대로 대응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등판 시점을 확정 발표하지 않는 건 윤 전 총장 장모의 의료법 위반 사건 재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윤 전 총장 장모는 요양병원을 설립해 22억원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7월 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윤 전 총장을 향한 민심이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윤 전 총장으로서는 재판일 전에 정치 선언을 하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장 소장은 "윤 전 총장의 대권도전 변수는 7월 2일이다. 장모가 유죄를 받아버리면 처음부터 스텝이 꼬이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근택 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CBS라디오에 나와 "일각에서는 27일 선언을 한다고 하는데 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7월 2일 장모 재판이 있는데 그 결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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