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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또 도발하면 진짜 폭격"…영국 군함 접근에 연일 '엄포'

등록 2021.06.24 23: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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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차관 "국제법 존중해야…경로 아니라 목표물 폭격도 가능"

전날 흑해서 영국 구축함에 경고사격·경로에 폭탄…영해 침범 주장

영국 "공해상 합법적 활동…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인정 안해"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1.6.23.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1.6.23.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서방 함선이 자국 영해를 침범하는 일이 또 다시 벌어지면 폭격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러시아는 전날 영국 군함이 흑해에서 국경을 넘어와 경고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영해 침범도 러시아 측 사격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스푸트니크, AP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국제법을 존중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며 "(서방) 동료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함선의) 경로 뿐만 아니라 목표물을 폭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국경 불가침'을 강조하면서 "필요하다면 외교 정치 군사적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흑해에서 영해 침범 논란을 일으킨 영국 구축함 '디펜더'(Defender· 수호자라는 의미)의 명칭을 '어그레서'(Aggressor· 침략자)로 바꿔야 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우리 힘을 시험하는 자는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외무차관은 이번 사태는 러시아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상호 신뢰와 협력을 위해 맺은 기본 협정에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 함선과 비슷한 도발을 한다면 누구라도 처참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3일 영국 디펜더 구축함이 크림반도 인근 러시아 영해로 3km 넘어 와 경고 사격을 하고 함선의 경로에 저지용 폭탄 4개를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영국은 그러나 함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통로를 따라 '일상적인 이동'을 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경고 사격을 하거나 경로에 폭탄을 투하한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영국 구축함은 공해상에서 합법적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공해 사용은 전적으로 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한 요점"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2014년 2월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사이 친러 성향이 강한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러시아에 경제 재재를 부과했다.

AP통신은 냉전 이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 함선 저지를 위해 실탄을 사용했다고 인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사건은 최근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사적 위험 역시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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