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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기업 쪼개기'가 뭐죠

등록 2021.06.28 06:00:00수정 2021.07.05 0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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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기업 쪼개기'가 뭐죠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최근 투자 관련 기사에서 '기업 분할'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말 그대로 '기업을 쪼갠다'는 의미인데요. 하나의 기업을 나눠 2개 이상의 기업으로 떼어내는 방안입니다.

기업 분할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뉩니다. SK텔레콤은 통신사업과 비통신 신사업을 인적분할하기로 했죠. 빅히트(하이브)는 물적분할로 빅히트 뮤직을 만들었고 만도는 자율주행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로 떼어내며 주주들의 반발을 산 적도 있습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차이는 뭘까요. 가장 큰 차이는 기존 회사가 새로 생기는 회사와 어떤 관계가 되느냐입니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 주주들이 정해진 비율대로 새로 생기는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가지지만 물적분할은 새로 생기는 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가 모두 갖게 됩니다.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분할비율대로 기존 주주가 새로 생긴 회사의 주식을 직접 가지게 됩니다.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의 분할비율이 7대 3이면 10주를 보유한 기존 주주는 기존 회사 주식 7주, 새로 생긴 회사 주식 3주를 가집니다. 비율대로 수평적으로 가지게 되는 거죠.

반면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수직적인 구조로 바뀌게 됩니다. A기업이 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새로 B기업을 만든다면 A기업은 B기업의 100%를 소유하게 됩니다. LG화학은 지난해 배터리 사업부문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만들었는데요. LG화학은 비상장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전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LG화학 투자자는 직접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가질 수 없고요.

주주들은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적분할을 하면 직접 쥐는 주식이 없고 모회사 주식을 통해서 신설되는 회사 주식을 가지게 돼 할인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보통 인적분할을 한 회사는 새로 생긴 회사의 주식도 가지게 돼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 소식에 강세를 보이기도 했고요.

반면에 물적분할은 다릅니다. 지난해 LG화학 사태 때도 물적분할로 주주들이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만도 또한 자율주행 부문을 물적분할 한다고 해 하루 만에 11% 넘게 떨어졌고요.

물론 모든 물적분할이 꼭 하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물적분할로 몸살을 앓았던 LG화학은 올해 들어 100만원을 넘기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빅히트도 음반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했지만 큰 하락 없이 지나갔고 최근 30만원을 넘기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달리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물적분할이냐 인적분할이냐보다 회사의 성장성 전망이 주가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적분할을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투자 유치로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회사에 대한 여러 전망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이겠죠?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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