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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취준생 울린 근로복지공단

등록 2021.07.02 22:48:52수정 2021.07.03 17: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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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사회정책부 기자

김진아 사회정책부 기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한파가 매섭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제 훈풍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청년 고용은 여전히 깜깜하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은 지난 5월 24.3%를 기록했는데, 이는 청년 4명 중 1명은 실직 상태라는 의미다.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나서 국내 주요 기업을 만나 공개채용을 활성화해달라고 읍소할 지경이니, 굳게 닫힌 채용문 앞에서 청년들 마음이 오죽할까 싶다.

이 와중에 취업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 중의 하나인 근로복지공단이 올해 채용 인원을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정부가 올해 7월부터 특수형태근로 종사자(특고)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 등 정책을 확장하면서 공단의 필요 인력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최근 공단의 채용 시험 과정에서 불거진 감독 소홀 논란과 사후 대응이 유독 아쉽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19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필기시험을 진행했다. 공단은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엄격한 규정을 적용했다.

하지만 한 응시생은 시험의 공정성을 제기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10개 시험장 중 한 곳에선 가방에 손을 댔다는 이유만으로 응시생이 퇴실 조치를 받았지만, 부산의 모 시험장에선 쉬는 시간에 책을 보는데도 감독관이 이를 허용했다고 한다.

논란이 일자 공단 측은 조사에 나섰고, 감독관별 대응이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공단 측은 응시자가 쉬는 시간 책을 본 것은 시험 규정상 부정행위가 명백한만큼 불합격으로 처리할 방침을 내놓았다.

공단은 이 문제와 관련해 대응방안을 검토 중에 있지만 별다른 구제책은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 관계자 역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재시험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공단 측은 "시험 운영은 외주에 맡겼다", "우리 역시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라는 식의 답변을 내놓았다.

일년에 한번 이 시험만 기다리며 자신을 채찍질 해오던 부산 시험장의 일부 응시생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 감독관의 감독 소홀로 필기 시험 성적에 상관없이 불합격을 당하게 됐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공단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일을 하고자 하거나, 일을 하고 있거나, 일터를 떠나는 사람들이 더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나 늘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일을 하고자' 했던 응시생들은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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