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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중고거래 사기' 54명 등쳐 도박 탕진…실형

등록 2021.07.11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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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장터에 "에어팟 판다" 등 거짓 글 올려

2개월만 54명 속이고, 2110만원 가량 편취

법원 "대부분 사설 도박에 탕진"…실형 선고

[죄와벌]'중고거래 사기' 54명 등쳐 도박 탕진…실형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번개장터'를 통해 중고물품을 구매하려던 54명을 속여 2000만원 가량을 챙긴 2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 남성이 이렇게 모은 돈 대부분을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쏟아부은 사실을 강조하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김모(28)씨는 지난해 10월28일께 중고거래 사이트인 번개장터에 "에어팟 프로를 판매한다"는 글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씨는 판매할 수 있는 에어팟 프로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이 글에 속은 피해자에게 18만7500원을 송금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해 10월7일부터 같은 해 11월24일까지 2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54명이나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은 총 2110만2500원에 달했다.

김씨는 이 돈 대부분을 불법 스포츠 도박에 쓴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10월20일 인터넷 사설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14만원을 송금한 후 게임머니를 충전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15일까지 총 165회에 걸쳐 5826만1500원을 이 사이트에 송금했다. 

김씨가 이용한 도박 사이트는 국내외 각종 스포츠 경기의 승·무·패 결과를 미리 예상해 게임머니를 걸고, 적중하면 배당률에 따라 배당금을 취득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구자광 판사는 김씨의 사기 및 국민체육진흥법위반(도박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지난달 18일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구 판사는 "피고인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중고물품을 판매할 것처럼 기망해 사기범행을 저지르고, 편취금 대부분을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에 탕진했다"며 "기망행위 및 고의의 정도와 범죄 이후의 정황, 피해자의 수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과거에도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대부분의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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